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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꺼낸 SKT 5G 요금 인하,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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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꺼낸 SKT 5G 요금 인하, 순항할까

입력
2021.01.04 04:30
수정
2021.01.04 14: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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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품질 불만 논란에 30% 할인 요금제 준비
25% 요금할인에 7% 대리점 수수료 아낀 구조?
'생색내기' 지적과 함께 중소 알뜰폰·대리점 고사 우려도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5G 요금제를 홍보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5G 요금제를 홍보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에서 출시할 예정인 기존 상품 대비 30% 저렴한 5세대(5G) 신규 요금제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연된 5G 품질 서비스 논란을 무마시키기 위한 시도로 보이지만 적지 않은 부작용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부통신부는 지난해 12월 29일 SK텔레콤이 신고한 신규 5G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순까지 요금제에 대한 심의를 마칠 예정이다.

SK텔레콤에서 신고한 요금제엔 월 3만원 후반대에 9기가바이트(GB)를, 월 5만원대에 200GB 데이터를 각각 제공하는 상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9GB 요금제는 5만5,000원, 200GB 요금제가 7만5,000원임을 감안하면 30%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 서비스는 무약정 요금제로 위약금없이 언제든지 가입·해지할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의 이런 행보는 최근 5G 서비스에 대해 팽배한 부정적인 여론과 무관치 않다. 지난 2019년 4월, 5G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정부와 이통사에서 '4G인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르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당시 보다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말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이통3사 5G 품질평가에 따르면,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90.47메가비피에스(Mbps)로 LTE 대비 4.5배 빠른 것에 그쳤다. LTE로 전환되는 비율도 상당한 데다, 지역 간 속도 격차도 컸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애플 '아이폰12' 등이 5G 전용으로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LTE 대비 2만원 가량 비싸면서도 기대 이하의 5G 요금제를 택해야 했다. 게다가 경쟁사인 KT가 지난 10월 기존 최저 요금제보다 1만원 가량 저렴한 4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요금 인하 압박도 거셌다. SK텔레콤이 30% 할인 요금제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다.

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선 역풍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SK텔레콤에서 이번에 출시할 5G 요금제의 경우엔 무약정으로, 수십만원대의 공시지원금이나 월 요금의 25% 할인 혜택이 없다. 온라인 상에서 가입자를 모으기 때문에 이통사가 오프라인 매장에 지급해 온 월 요금의 7% 수준의 수수료 또한 아낄 수 있다. 결국 기존 고객(25%)과 대리점(7%)에 제공해왔던 32% 할인율을 더해서 활용한 생색내기용 요금제란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 출시에 따른 여파가 중소 알뜰폰 업체에게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K텔레콤에서 신고한 5G 요금제는 이미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알뜰폰 업계의 5G 요금제와 유사하거나 저렴하다. SK텔레콤의 마케팅까지 더해질 경우 중저가 요금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해당 요금제가 온라인 전용이다 보니 소규모 오프라인 대리점 역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미 이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가입을 활성화면서 상당수 대리점이 폐업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폰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온 것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이 알뜰폰에 제공하는 5G 요금제 도매대가를 더 낮춰 알뜰폰과 이통사의 요금 차이를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수익성도 줄어들 공산이 크다"며 "SK텔레콤을 시작으로 경쟁사도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내놓게 될 수밖에 없어지면서 중소 대리점들의 반발 또한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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