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펠로시 의장 집 앞엔 돼지머리와 가짜 피
미국 상ㆍ하원 1인자 자택이 새해 벽두부터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개인에게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기존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증액하는 시도가 의회의 벽에 가로막힌 데 따른 분풀이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켄터키주 루이빌 자택 현관문에 누군가 스프레이로 “내 돈은 어디 있냐”라고 적었다. 창문에도 빨간색과 하얀색 스프레이로 “미치가 가난한 사람들을 죽인다”라는 낙서가 적혔고, 우편함 아래는 욕설도 적혔다. 루이빌 경찰은 오전 5시쯤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용의자 색출에 나섰다.
새해 첫날에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퍼시픽하이츠에 위치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의 집에도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집의 차고 문에는 “2,000달러” “집세를 무효화하라” 등의 문구가 적혔고 돼지 머리와 가짜 피도 발견됐다.
새해 벽두부터 공화당과 민주당 실세의 집이 잇따라 훼손된 것은 코로나19 지원금 증액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국민 지원금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했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찬성 275표 대 반대 134표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지난달 29일 이 법안에 대한 토론 개시를 거부하며 제동을 건 상태다. 공화당 내에선 지급액 인상으로 정부 재정 지출이 과도하게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번 자택 훼손 사건에 대해 “한평생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해 싸웠고 평화 시위를 옹호했다”며 “반달리즘(공공재산 혹은 사유재산을 고의적으로 훼손하는 행위)과 두려움의 정치는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 측은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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