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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위에 '휘핑크림' 올해부터 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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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위에 '휘핑크림' 올해부터 달라지나요

입력
2021.01.01 12:00
수정
2021.01.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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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핑크림이 들어간 커피 음료들.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휘핑크림이 들어간 커피 음료들.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휘핑크림 올려드릴까요?"

커피전문점에서 '카페모카' 등에 올라가는 휘핑크림 옵션이 올해부터 달라질 지도 모른다.

정부가 1월 1일부터 휘핑크림 제조에 사용되던 소형 카트리지 형태의 아산화질소 제조 및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 때문이다. 대신 커피전문점에서는 휘핑크림 제조에 아산화질소를 사용할 경우 2.5 리터(ℓ) 이상의 고압가스 용기에 충전된 것을 사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소규모 개인 커피전문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손님이 떨어졌는데 초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는 고압가스용기 도입에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 크림 만드는 소형 카트리지 쓰면 안되나

일명 '해피벌룬' 속 아산화질소를 마시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명 '해피벌룬' 속 아산화질소를 마시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산화질소는 물과 알코올에 잘 녹는 무색의 물질이다. 의료용 보조 마취제, 공업용 반도체 세정제, 식품 첨가물로 휘핑크림 제조 등에 쓰인다.

그러나 아산화질소가 파티용 환각제로 쓰이는 일명 '해피벌룬' 등에 환각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속출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 지난해 '버닝썬' 사건 등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에 따라 아산화질소는 2017년 8월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환각 물질로 지정됐다. 환각용으로 흡입한 사람은 물론 환각용으로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고 판매한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환각 물질로 잘못 사용되던 카트리지형 아산화질소의 유통을 막기 위해 개정안을 고시했다. 아산화질소는 2.5리터 이상의 고압가스용기에만 충전하도록 규정한 '식품첨가물 기준 및 규격' 고시가 지난해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시행되는 것이다.

고압가스용기 어떻게 사용하나

아산화질소 카트리지 금지 포스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아산화질소 카트리지 금지 포스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아산화질소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적용받게 돼 커피전문점 등 식품접객 업소에서는 영업을 위해 구매할 수 있다. 반면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만약 기존에 구매한 카트리지 제품이 남아있어도 사용해선 안 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소에서는 2.5리터 이상의 고압가스용기를 고압가스 전문공급업체를 통해 주문, 설치해 사용해야 한다. 커피전문점에서는 아산화질소 고압용기 설치에 따른 교육이수, 보관시설 설치 등의 의무사항은 없다.

다만 휘핑크림 음료 등을 소량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에서는 반드시 고압가스용기를 설치, 사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 식품안전처는 "하루에 1, 2잔 휘핑크림 메뉴를 판매하는 소규모 커피전문점에서도 고압가스용기를 설치·사용할 수 있으나, 생크림과 아산화질소가 이미 혼합돼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시중에 가격 및 품질 등이 다양한 스프레이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서 업소의 현황 및 제품의 특성에 맞는 것을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대형 커피전문점, 4.9리터 고압용기 쓰기도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유예 기간 동안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부 매장부터 2.5리터 이상 고압가스용기를 미리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대상으로 점차 늘려갔다. 식약처에서는 시행일 이전이라도 미리 준비되는 업체는 2.5리터 이상 고압가스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빈4.9리터짜리 고압가스용기를 들여놓기로 했다. 휘핑크림이 올라가는 음료가 많기 때문에 정부가 고시한 것보다 아예 더 큰 고압용기를 사용키로 한 것이다.

고압가스용기를 사용했다고 휘핑크림의 질이나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일부 커피전문점에서 시범으로 실시했더니 기존 카트리지를 이용해 만든 휘핑크림과 품질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이미 2.5리터 이상 고압가스 용기를 설치해 사용하는 곳이 많다"면서 "고객들이 휘핑 크림이 올라가는 음료를 주문하는 양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힘든 데, 휘핑크림까지 부담주네 "

부산의 한 커피 전문점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매장 자리를 치워두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의 한 커피 전문점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매장 자리를 치워두고 있다. 연합뉴스

소규모 개인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점 등은 일단 대용량 고압가스 용기를 들여 놓기가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고압 용기와 가스조절 장치 등을 추가로 구입해 설치해야 하는데 그 비용만 수십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직접 손으로 휘핑해서 만든 크림을 써야 할 판"이라며 "대용량 고압용기는 설치 비용만 50~60만원이라고 들었는데, 코로나19로 손님도 없는 마당에 설치할 수 있을까"라고 토로했다.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소형 카트리지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다. 10개가 한 세트로 상자에 담겨 7,000~8,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고압용기 설치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사용 방법을 익히는 것도 상대적으로 어렵다. 또한 마트에서 파는 생크림 스트레이 제품단가가 높아 개인 카페에서는 쓰기가 만만치 않다. 제과제빵용으로 나오는 거품이 있는 휘핑크림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완전 생크림이 아니어서 맛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소규모 카페들은 고민이 쌓이고 있다.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42)씨는 "만약 2.5 리터 이상 고압가스를 구입하더라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2개 이상은 구비해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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