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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팬데믹'도 오나… 미국에서 '깜깜이' 영국발 변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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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팬데믹'도 오나… 미국에서 '깜깜이' 영국발 변이 발견

입력
2020.12.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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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지역사회 내 감염 우려 커져
칠레, 파키스탄서도 영국 변이 발견
유럽 각국 봉쇄 조치 강화

29일 미국 버몬트주 브래틀보로에서 한 남성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브래틀보로=AP 연합뉴스

29일 미국 버몬트주 브래틀보로에서 한 남성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브래틀보로=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에서도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사례가 나왔다. 특히 이번 확진자는 영국 등으로의 여행 이력이 전혀 없어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미국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남미와 인도 등에서도 코로나19 변이가 나와 지구촌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갔다. 변이 바이러스가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美 지역사회 '변이' 이미 퍼졌나

미 언론은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州) 당국이 20대 남성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보고했다”며 “미국에서 발견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주당국에 따르면 이번 변이는 영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 “감염자는 20대 남성으로 엘버트카운티 지역에서 격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확진자가 여행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위원회 위원인 아툴 가완데 박사는 CNN방송에 “여행 이력이 없다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 안에서 변이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에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상황에서 양국간 여행이 계속 이어져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일 내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미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전파됐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여러 국가들이 영국과의 항공편 운행을 중단했지만, 미국은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28일부터 영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의 경우 출발 전 72시간 이내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검사 기록을 제출하도록 했을 뿐이다. 윌리엄 헤네지 하버드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게 노력을 두 배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에서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전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29일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에서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전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변이 '안전지대’가 없다

영국에서 최초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에 확인된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7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각국이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 규제를 추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져 보다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이 요구된다.

유럽 전역과 중동, 아시아를 휩쓴 변이 바이러스는 이날 미국 외에도 인도와 칠레, 파키스탄, 대만에도 속속 상륙하며 영역을 넓혔다. 지금까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공식 확인된 나라만 30개국에 달한다. 일본ㆍ호주에선 영국발 변이에 더해 전염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남아공발 변이까지 발견된 상황이다. 사실상 남극과 북극을 빼고 전 세계에 ‘변이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29일 기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29일 기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변이 바이러스가 2차 팬데믹을 주도하며 백신 접종 이후 커지던 감염병 종식 희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미 시애틀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의 트레버 베드포드 박사는 AP통신에 “변이 바이러스로 내년 봄 또 다른 ‘파고(wave)’가 나타날 것이 걱정된다”며 “백신과 바이러스가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지만 지금은 바이러스가 조금 더 빠르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 각국은 더욱 더 봉쇄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정부가 곧 5단계 도입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루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5만3,000명을 넘으면서 나온 극약 처방이다. 프랑스 정부는 일부 지역의 통행금지 시작 시간을 현행 오후 8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독일 역시 다음달 10일까지인 전면봉쇄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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