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부문 없는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이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19일 열린 '2020 SBS 연예대상' 김종국이 '런닝맨' '미운우리새끼'로 대상을 차지하고, 24일 진행된 '2020 KBS 연예대상'에서는 김숙이 '배틀트립' '악인전'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 '북유럽' '생존왕'을 통해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9일 '2020 MBC 방송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모두가 예상한 '놀면 뭐하니?' 속 다양한 부캐로 활약한 유재석이었다.
세 사람을 비롯해 올 한 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예능인들이 각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종 조치와 함께 축제 같은 분위기가 펼쳐진 것이다.
다만 올해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은 코미디 부문이 없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6월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휴식기를 갖게 되면서 지상파 3사에는 정식 코미디 프로그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대상 수상 후 "MBC에서 코미디 프로가 없어진지 8년 정도 된 것 같다. 마음 한켠에 늘상 코미디를 일주일 내내 연구하고 방송한 후배들 생각이 많이 난다. 프로가 없어지는 건 받아들여야 할 일이지만, 치열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후배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작은 무대가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진심과 소신을 담은 소감을 말해 뭉클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올해 SBS와 KBS는 쇼·버라이어티 부문, 리얼리티 부문으로, MBC는 버라이어티 부문, 뮤직&토크 부문으로 나눴다. 이에 수상자 가운데 개그맨 만큼이나 배우와 가수 출신도 많았다. 대상 수상자인 김종국부터 가수 활동을 먼저 시작한 스타고, SBS 최우수상 하하 장윤정 김희철 이상민 모두 가수 출신이다. KBS 최우수상 팝핀현준 박애리 현주엽 역시 각각 가수, 국악인, 운동선수 출신이며, 20여 년 만에 처음 예능상을 수상한 문세윤만 본업이 개그맨이었다. MBC 최우수상 수상자 중에도 이효리 화사 성훈은 가수, 배우로 먼저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스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개그콘서트'의 휴식기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이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해주는 지상파 프로그램의 포맷은 공개 코미디에서 버라이어티 및 관찰 예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다수의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은 개그맨 만큼 많은 배우와 가수로 라인업을 꾸린다. 이에 따라 연예대상 수상자들의 직업군이 다양해진 것도 달라진 방송 환경에 맞춘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
그럼에도 방송 관계자와 시청자들은 개그맨의 티오 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 개그맨과 코미디계도 예외는 아니다. 연예대상에서 이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돼 씁쓸하다"는 생각을 솔직히 밝히면서도 "'개그콘서트'가 폐지 아닌 휴식기로 언급되는 만큼 다시 시청자 분들께 웃음을 드릴 날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점이 찾아왔다. 씁쓸함을 지우기 위해, 또 시청자들에게 다시 인정 받기 위해 트렌드를 따르고 이끌어갈 코미디계의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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