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극장 문이 닫혔지만 마냥 주저 앉아 있을수만은 없다. 뮤지컬 제작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연말 공백기를 채워나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30일 공연계에 따르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제작진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네이버 TV'를 통해 '몬테크리스토'의 최종 드레스 리허설 상영회를 열었다. 드레스 리허설이란, 배우들이 실제 공연을 앞두고 무대의상까지 갖춰 입고 준비하는 막바지 연습을 말한다. 실황과 거의 비슷하지만, 연습용이라는 점에서 리허설 영상이 모두 공개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리허설 영상은 주로 공연 홍보 차원에서 짧게 활용되는 편이다.
제작진이 파격 시도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지난 5일부터 공연이 중단되자 스태프와 배우들의 생계가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네이버 TV'에 유료로 방송된 리허설 영상의 수익금은 비교적 출연료가 낮은 앙상블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전액 돌아갈 예정이다.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목표치보다 많은 후원이 이뤄져 정상적인 월급에 거의 근접하는 액수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 2주만인 지난 8일부터 공연이 중단된 '호프'의 제작진은 관객 관심을 붙잡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열띤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알앤디웍스 관계자는 "평소에도 공연 하이라이트 영상 등은 올렸지만, 이번에는 작품이 잊혀질까 두려워 작심하고 릴레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연이 재개되는 다음달 5일까지 '호프'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1일 1호프' '1일 1송(Song)'이라는 주제로 매일 짤막한(숏폼)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배우들은 공연이 없는 기간을 빌어 주제곡의 음반 녹음과 DVD 녹화에 집중하고 있다.
뮤지컬 '원더티켓'은 공연 중단 위험이 예상되자 아예 오프라인 공연을 온라인으로 재탄생시켰다. 분단과 평화를 주제로 임진각의 평화누리 바람의 언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극은 원래 접경지역 일대에서 공연될 예정이었다. 대신 지난달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무료 온라인 콘텐츠로 공개됐다. 단순한 온라인 중계 방식과 차별화를 위해 증강(AR)현실 등 신기술을 접목해 입체감을 살렸다.
공연계는 다음달 4일을 기점으로 공연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기준 2.5단계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3일까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확진자 수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 변수가 존재해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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