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집단 격리' 구로구 요양병원 의료진
국민청원 통해 열악한 상황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해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상태에 놓인 서울 구로구 요양병원의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일본 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자신을 이 요양병원의 의료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28일 오후 올린 청원에서 "일본 유람선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였으나 일본 정부의 오판으로 코호트 격리되어 712명이 확진되고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세계에서 이를 비난하였는데 이보다 더한 일들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이 머무는 요양병원을 비롯해 동일집단 격리된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으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이동하지 못한 채 대기하다 사망한 확진자는 물론 확진되지 않은 중증 환자의 사망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간병·간호인력도 대거 확진돼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9일 기준 이 요양병원의 누적 확진자는 175명까지 치솟았다. 동일집단 격리 조치가 시행된 요양병원과 환자는 전국 17곳, 1,451명에 이른다.
청원인은 "중수본(중앙사고수습본부)은 아직도 코로나 통제 역량이 있다고 하고, 의료자원의 여유가 있다며, 심지어 오늘은 요양병원 확진 환자가 중환자가 아니라며 요양병원 내에서 치료하라고 한다"며 "국민들에게 경한 환자들이라고 기만하고 이곳에 갇힌 환자들에게 의료자원을 배분하지 않겠다, 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저는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격리된 병동에서 1~3명의 간호인력이 레벨 D 방호복을 비롯한 4종 방호구를 착용하고 기저귀 갈기 등 십수명의 환자 케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된 제대로 된 치료도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 청원인은 "코호트 격리중인 요양병원에 인력지원이 되지 않는 한 기존의 양성환자, 음성환자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사망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서울 내 감염병 전담 병상을 확충하고 음성환자들도 치료가 가능한 요양병원으로 이송해야 추가 확진자 발생과 사망자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요양병원에서 감염과 사망자가 잇따르자 29일 정부는 중수본 내 의료지원팀을 꾸려 요양병원 집단감염 현장에 투입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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