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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아요" 제주 면세점·카지노 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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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아요" 제주 면세점·카지노 업계 한숨

입력
2020.12.29 15:21
수정
2020.12.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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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올해 매출 급감
2월 이후 10개월째 불황 이어져
임시휴업?무급휴직 등 비상 경영
한은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난 6월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던 롯데면세점 제주점이 지난 10월 5일 오후 부분 재개장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난 6월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던 롯데면세점 제주점이 지난 10월 5일 오후 부분 재개장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제주의 한 시내면세점. 손님들은 보이지 않고 직원들만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 면세점 측은 매장을 찾는 고객이 하루 평균 10여명에 그치자 얼마 전부터 영업시간을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로 줄였다. 면세점 관계자는 "손님도 없는데 매장 운영비라도 아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푸념했다.

제주 시내면세점과 카지노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중단된 지난 2월 이후 주고객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다.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도내 면세점들은 지난 10월 초 문을 다시 열었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쇼크 상태에 빠졌다.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도내 카지노 업계도 사정이 비슷하다. 도내 8개 카지노 업체 중 4곳은 아예 휴업 중이고, 나머지도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다.

도내 카지노 업체의 관계자는 "방문 고객들보다 직원이 더 많은 날이 반복되고 있다. 무급휴직 등 비상경영 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사증 제도가 재개되고, 제주기점 해외 항공기들이 운항하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카지노, 시내 면세점 등 관련 업체들의 불황은 경제지표로도 확인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주지역 면세점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5% 감소했다. 정부의 면세재고품 내수 판매와 제3자 반송 등 다양한 지원책도 대부분 본사가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주로 시행되면서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면세점간 따이공(代工·한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재판매하는 기업형 전문 구매 대리인)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알선 수수료율도 크게 올라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제주지역 외국인 카지노 업계 올해 매출액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입구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지역 외국인 카지노 업계 올해 매출액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입구 전경. 김영헌 기자



도내 카지노 업계 매출도 지난해 1,903억원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카지노는 사행성 업종으로 분류돼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지원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이 때문에 도내 카지노 업계는 비용절감을 위해 휴업과 영업시간 단축, 무급 휴직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면세점과 카지노 업종의 경우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가 종식돼 해외 항공노선의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면세점과 카지노 업계의 불황은 제주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제주관광진흥기금의 약 70%를 부담하는 카지노 업계의 매출부진은 제주관광 지원사업 차질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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