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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코로나는 '다중 변이'... "더 센 놈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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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코로나는 '다중 변이'... "더 센 놈이 올 수 있다"

입력
2020.12.29 04:30
수정
2020.12.29 08: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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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방역 관계자들이 실내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영종도=뉴스1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방역 관계자들이 실내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영종도=뉴스1


영국발(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에 대해 과학계, 의학계에선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란 말이 나온다. 바이러스가 자체 생존을 위해서라도 변해야 해서다.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많은 환자를 감염시킬 정도면 이번 겨울이 지난 뒤 더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경고다.

28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으로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확인된 영국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외 지역에서 또 다른,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알려진 기존 변이 바이러스들보다 변이 정도가 크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에 힘을 싣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선 20개 안팎의 변이가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그 중 단백질의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바뀌거나 떨어져 나간 3가지(N501Y, P681H, 69-70 삭제) 변이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들 변이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투할 때 반드시 필요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력과 활성,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7배 큰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방역당국이 이날 영국에서 들어온 가족 3명에게서 확인했다고 밝힌 변이 바이러스도 그렇다. 김은진 중앙방역대책본부 검사분석1팀장은 “검사 결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서 나타나는 다중 변이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생긴 바이러스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초창기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S,V그룹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5월 서울 이태원 클럽발 유행 이후 국내에 자리잡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형은 'GH'였다. 숙주세포에 더 잘 침투하는 바이러스로 변했기 때문에 이후 GH그룹 유형이 S, V그룹을 제치고 우세종이 됐다.

이번 영국발 변이는 GH그룹과 다른, GR그룹으로 분류됐다. 이제까지는 부산의 러시아 선원 등 일부 해외 입국자들에게 GR그룹 유형이 나왔을 뿐이다. 하지만 세계 20여개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는데다, 이 정도 확산세면 앞으로 GR그룹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관심은 이미 접종을 시작한 백신이나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른 항체치료제에 끼치는 영향이다. 크게 변할수록 기존 백신이나 항체치료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거기다 백신 접종 후 시간이 지나 면역력이 어중간하게 남아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 오히려 끈질긴 생명력을 선보이는 변이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시내 한 대학의 미생물학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 양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이라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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