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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출하는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에 지구촌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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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출하는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에 지구촌 '패닉'

입력
2020.12.24 18: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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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변종? 바이러스 10개 국가에 유입
새로 확인된 남아공 변종은 훨씬 치명적
말레이시아, 브라질서도 신규 변종 확인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23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변종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23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변종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에서 태동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을 넘어 호주, 중동, 아시아까지 빠르게 퍼지면서 지구촌이 공포에 휩싸였다. 영국과 다른 변종 바이러스도 속속 보고돼 백신의 등장에도 감염병 종식을 예단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중이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변종 바이러스의 습격에 전 세계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24일 현재 영국발 코로나19 변종이 공식 확인된 나라는 10개국에 육박한다.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호주에 이어 이날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홍콩,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도 변종이 발견됐다. 14일 영국에서 첫 출현을 알린 지 불과 열흘 만에 세계 곳곳에 침투한 것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최대 발병국 미국에도 이미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변종 감염자들이 통상 유학생처럼 영국에 머물다 귀국한 사람들인 탓이다. 영국발 입국을 금지ㆍ제한한 국가도 한국을 비롯, 50여개국에 달한다.

설상가상 영국엔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종까지 상륙했다. 전날 최근 남아공에 다녀온 2명이 현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과 독일, 스위스, 터키, 이스라엘 등은 즉각 남아공에 국경을 걸어 잠갔다.

우려스러운 점은 남아공 변종이 영국 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이란 사실이다. 영국 변종 자체도 기존 코로나19와 비교해 감염력이 70%나 강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를 보면 남아공 변종은 강한 감염력은 물론, 젊은이들에게도 쉽게 전파되며 백신에 대한 내성도 훨씬 세다. 심지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해 항체가 있는 사람들조차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남아공 변종은 영국에서 출현한 변종보다 유전적으로 더 멀리 변이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남아공 변종은 세포에 더 잘 결합해 잠재적 전염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남아공 변종 연구를 이끄는 리처드 러셀 박사는 “현 단계에서 이 변종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임상의들이 증상의 변화 여부를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남아공은 변종 출현 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국은 23일 기준 신규 확진 환자가 3만9,237명으로, 전날(3만6,804명)에 이어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남아공도 7,8월에 정점을 찍은 후 일일 감염이 1,000명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달 초부터 다시 급격히 늘고 있다. 대다수 확진자는 15~25세 사이 젊은층이어서 과학자들은 변종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참가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 뉴시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참가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 뉴시스

변종 바이러스는 이제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24일 ‘A701B’ 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됐다. 보건당국은 “영국과는 다르고 남아공, 호주, 네덜란드에서 발견된 변종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말레이는 앞서 8월에도 ‘D614G’ 변종을 확인했다. 브라질도 4~11월 각 도시에서 채취한 180여개 바이러스 샘플을 조사한 결과, 7월 샘플에서 변종을 찾아냈다. 변종 바이러스가 ‘세계화’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정확히 뒷받침한다.

그래도 기댈 언덕은 백신이다. 데이비드 로버트슨 영국 글래스고대 교수는 BBC방송에 “백신 탈출 변종이 (백신을 맞아도 계속 감염되는) 독감과 비슷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다행히 우리가 갖고 있는 백신은 조정하기가 매우 쉽다”고 말했다. 변종 바이러스가 기존 백신을 무력화하진 않을 거란 얘기다. 백신 상용화에 돌입한 미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도 백신의 면역반응이 변종에도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임상시험 계획을 내놨다.

때문에 각국은 일단 기존 백신의 효능을 믿고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내년 6,7월까지 화이자ㆍ모더나 백신을 각각 2억회 분량, 총 4억회 분량을 확보해 둔 상태다. 존슨앤드존슨 소유 제약사 얀센이 개발 중인 백신도 내년 2월 접종이 목표다. 치료제 확보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 보건당국은 제약사 머스크로부터 내년 6월까지 최대 10만개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공급받기로 하고 개발비 명목으로 3억5,600만달러(3,943억여원)를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미국에선 전날에도 신규 확진자(존스홉킨스대 기준)가 20만명을 넘겨(22만8,131명) 확산세가 전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누적 감염과 사망은 각각 1,845만8,373명, 32만6,124명이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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