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청사 밖에선 지지자·반대자 구호
조국 전 장관은 법원에 모습 안 드러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23일 법정에서 시종일관 침착했지만, 판사로부터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통지를 받자 결국 울먹였다. 정 교수의 변호인들 역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1심 선고공판은 세간의 뜨거운 관심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감안해 법정에는 10명이 안 되는 방청객들만 참석했고, 재판부도 방청객들에게 "법정에서 소리를 내는 등 선고절차를 방해하면 안 된다"며 주의를 줬다.
정 교수 역시 재판 내내 별다른 발언이나 움직임이 없었다. 오후 1시 36분쯤 법원 청사에 도착한 그는 지지자들에게 간단히 목례만 했을 뿐 '심경이 어떤가' '검찰 구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법정 안에서도 마스크를 낀 채 피고인석에 앉아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했고, 1시간 넘게 이어진 판결요지 낭독 때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다. 증인석으로 이동해 최종 주문을 들을 때 재판부를 응시한 것 정도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법정구속을 통지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자, 정 교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 교수는 "변호인이 저를 대리하면 안 되겠느냐"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고, 재판부는 "(대신해서 말하는 것은) 안 된다. 특별히 하실 말씀 없으면 안 해도 된다"고 답했다. '조국에게 (구속사실을) 알리면 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 정 교수는 '특별히 할 말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없다"고 겨우 답한 뒤 구치감으로 향했다.
김칠준 변호사 등 정 교수 측 변호인들은 재판부가 초반부터 입시비리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설명하자 표정이 굳어졌고, 선고 이후엔 망연자실해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변호인들은 법정을 나서면서 취재진들에게 "판결 선고를 듣고 당혹스러웠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용했던 법정 내부와 달리, 법원 청사 바깥에선 정 교수 지지자와 반대자간의 소란으로 시끄러웠다. 지지자 30여명은 선고 한 시간 전부터 법원 앞에 모여 '정경심 힘내세요 무죄판결'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일부 유튜버들은 반대로 "정경심을 구속하라"고 소리쳤고, 정 교수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구호가 더욱 커지자 경찰이 확성기를 들고 제지하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정 교수의 법정구속 소식을 접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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