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0시부터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에
외식 기업들, 4인 이하만 받기 직원 교육 실시
"이미 매출 급감... 홀보다 포장·배달에 집중"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손님들이 대부분 2, 3인씩 한 팀으로 들어와 식사를 하고 있다. 외식 현장에서는 4인 이하 손님만 한 팀으로 받기 위해 현장 손님 대응 매뉴얼을 손보는 등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뉴스1
"5명은 예약이 안 됩니다." "둘, 셋씩 나눠 앉으셔야 해요."
23일 0시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 주요 외식 기업들이 전국 매장에 내려보낸 손님 대응 매뉴얼 내용 일부다.
누구보다 코로나19 종식이 시급한 외식업계는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을 충실히 따르고 현장 혼선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손님이 급감해 추가 매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홀 영업보다 포장과 배달을 강화하는 '버티기 돌입' 움직임도 감지된다.
서울 시내 한 빕스 매장 식탁 위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자리를 비워놓아 달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다. CJ푸드빌 제공
22일 CJ푸드빌(빕스·제일제면소·더플레이스·계절밥상 등 운영), 신세계푸드(올반·보노보노·데블스도어·노브랜드 버거 등), 이랜드이츠(애슐리·자연별곡·수사 등) 등 주요 외식매장 운영 기업들은 각 지점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긴급 손님 대응 매뉴얼을 전파했다.
내용은 비슷하다. △예약 접수 시 인원 확인 및 5인 이상 불가 안내 △대형 테이블 비우기 △4인 이하 테이블만 배치 후 간격 띄우기 △현장에서 5인 입장 시 나눠 앉기 안내 등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예약을 받을 때마다 명부에 인원을 적고 도착했을 때 모두 전자출입부명단(QR코드)을 찍고 입장하기 때문에 팀당 인원은 더블 체크가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외식업계 주요 유입고객 단위 비중
일각에서는 손님과의 마찰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작년말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 사업장 고객 유입 단위는 2~5인 비중이 76.5%로 압도적이다. 6인 이상 비중도 11.5%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체 손님이 줄긴 했지만 특히 서양식 판매 점포는 매장 내 취식이 막힌 카페 대신 식사 후 커피 등 후식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종종 단체가 오기도 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일반음식점 업종별 유입고객 단위 비중
한 뷔페형 외식업체 관계자는 "뷔페 음식을 담을 때도 마스크와 장갑을 껴야 하는데 초반에 잘 지켜지지 않아 직원들이 한명씩 따라다니느라 힘들었다"며 "이번에도 손님이 한 테이블 착석을 요구할 수 있어 직원 교육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2개월 가까이 영업을 정지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영업을 재개하게 된 10월 서울의 한 뷔페 레스토랑에서 고객이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음식을 담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단체용 별실을 갖춘 호텔도 지침을 바꿨다. 5인 이상이라 예약 취소가 생기면 4인 이하 대기 명단으로 돌리고, 8~10인실은 비우거나 만실일 때 4인 이하 팀에도 추가 비용 없이 대형 별실을 내주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라는 식이다.
폐점까지 속출하는 상황에 테이블당 인원 제한은 큰 변수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솔직한 심정이다. 대신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을 늘리고 배달 지역을 넓히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매장 적자를 배달과 포장으로 만회하라는 압박이 심하다"고 전했다.
롯데호텔(위쪽)과 인터컨티넨탈이 포장 판매하는 음식 메뉴들. 각 사 제공
실제 외식업종 기업들은 10월 핼러윈 데이를 기점으로 모든 마케팅이 홈파티에 쏠려 있다. 특급 호텔들은 최대 10인까지 즐길 수 있는 코스요리도 포장 판매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살길을 찾다 보니 5인용 이상 포장을 막을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사적 모임에 대한 모든 현장 단속보다는 경각심 제고가 정부 방향성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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