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지인들을 낙하산 채용했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는 "채용 과정이 공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야당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일"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52명 중 최소 18명 낙하산 채용"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S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변 후보자가 SH 사장으로 재직했던 2014년 1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5급 이상 고위직 신규 임용(개방형직위, 외부전문가)으로 52명이 채용됐고, 이 중 최소 18명이 변 후보자와 학연이나 지연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 후보자가 졸업한 서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비롯해 그가 근무했던 한국도시연구소와 서울연구원, 한국공간환경학회, SH도시연구원 경력을 갖고 입사한 이들이 최소 18명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김 의원실에 따르면,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SH는 외부 인사를 고위직으로 채용한 전례가 없다. 18명 중에는 변 후보자가 몸담았던 환경정의시민연대 출신도 있었다. 야당에서는 환경정의시민연대에서 변 후보자 딸이 '아빠찬스'로 봉사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시민단체 인사는 2015년 7월 SH 홍보부 사무기술전문가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변 후보자 사장 취임 이후 신규임용한 고위직 인사에는 후보자와 출신학교 동문이나 후보자가 거쳐간 기관 출신 인사로 채워져 있었다"며 "이런 채용을 '공정'한 인사로 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서울시 감사선 "오해 소지 있지만 특혜 아냐"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변 후보자 측은 "전문가를 데려오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 변 후보자의 고위직 인사 때문에 SH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불만이 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변 후보자가 SH 사장을 떠난 이후인 2018년 서울시 감사에서도 특혜 채용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서울시 감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변 후보자 재임 시절 1급 전문가 9명 채용 과정에서 변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7명으로 "특혜채용 오해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체 채용 과정은 외부위원 과반수로 구성된 SH 채용시험위원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특혜 채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SH 채용의 불공정성을 2015년 마케팅 전문 계약직 무기계약직 전환 취소 논란과 연결해 일부 '청년 일자리'를 외면한 채 '내편 일자리'만 챙겼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변 후보자는 SH의 비정규직 전문가에 대해 증원의 어려움을 핑계로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져버렸지만, 내쫓긴 비정규직 청년들과 업무영역이 유사한 전문가는 바로 채용했다"며 "내편 일자리를 위해 청년 일자리를 내몬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