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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병상 확보 행정명령에 빅5 '난색'… 속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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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병상 확보 행정명령에 빅5 '난색'… 속도 낼 수 있을까

입력
2020.12.21 18:30
수정
2020.12.22 14: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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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공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할 병상 107개가 추가로 마련된다. 사진은 20일 환자들이 일산병원으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공공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할 병상 107개가 추가로 마련된다. 사진은 20일 환자들이 일산병원으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21일 서울 A대형병원은 이른 아침 경영진들이 모여 긴급 회의를 열었다. 지난 주말 정부가 '26일까지 전체 병상 중 최소 1%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확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맞추려면 현재 가동 중인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수를 5배로 늘려야 한다. A병원 관계자는 "기존 중환자는 병원 내 다른 시설로 옮기고 한 병동을 비워야 할 것 같다"며 "코로나19 중환자는 돌볼 간호 인력이 5배나 더 들기 때문에 별도 교육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목표 318병상 ... 민간대형병원들 "시간 너무 촉박"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민간대형병원에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는 이들 병원이 중환자실에 투입되는 의료인력, 장비 면에서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중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즉각 태세를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빅5'로 불리는 민간대형병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장 이번주 안에 10~20여개의 전담병상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아서다. 이들 병원에는 최고 병원을 찾아온 전국의 중환자들이 다 몰려 있다. 쉽게 병상을 빼낼 수 없다. 거기다 감염병 병상은 별도 동선과 음압기 등 장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인력 확충도 고민거리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중환자 한 명에 5명 정도가 투입되는데, 환자가 10명 늘어나면 간호사도 50명 더 필요하다는 얘기"라며 "교육에만 3~4주 걸리는데 당장 이번주에 만들라니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전체 병상 중 1%를 전환하려면 각각 27개와 20개의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두 병원은 6개의 전담병상을 운영 중이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현재 5개에서 25개로, 서울성모병원은 6개에서 14개 정도까지 늘려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주말까지 318개 병상 확보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코로나 전담병동을 확보하기 위해 일반 환자 50명 정도가 있는 병동 하나를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긴 한데 말처럼 쉽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목표 822병상 ... 감염병전담병원

반면, 감염병전담병원을 자원한 곳들은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평소 중환자가 많지 않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지난 14일 병원 전체를 전담병원으로 내놓겠다고 밝힌 경기 평택의 박애병원은 이동형 음압기 설치공사 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증환자 20개 병상, 준중증 환자 80개 병상, 일반 고위험군 환자 40개 병상 등 140개 치료 병상이 들어선다. 24일부터는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지난 주말부터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 107개 병상을 확보해뒀다. 일산병원 관계자는 "기존 환자들은 다른 병동으로 이동하거나 사전에 다른 병원 전원을 통해 병상을 확보했다"며 "지난 19일부터 코로나19 환자들을 원활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 전담병원 운영 의사를 밝혔다. 이 병원은 별관 3층에 있던 병상 80개를 허물고 음압시설을 갖춘 코로나 병상 20개를 만들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주말 본격 가동이 목표다.

하지만 이들 병원들은 인력이 부족하다. 정부를 통해 자원자 등을 받아야 한다. 의료진들 사이에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거기다 이들 병원 이외 전담병원을 자원하는 병원이 더 나와야 한다. 정부는 연말까지 822개 병상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중수본 관계자는 "시설공사, 전원조치 등이 이뤄져야 해서 중환자 병상 확보 속도는 초기에 다소 느릴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금 더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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