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고용률 역대 최저, 실업률 역대 최고
건설업·제조업 취업자 줄고, 방문취업 줄어든 탓
국내 거주하는 이민자 고용 지표가 올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 건설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데 더해 '방문취업' 등 취업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규모 자체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이민자(외국인+귀화허가자) 취업자는 87만6,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8,100명 줄었다. 국내 상주 중인 외국인 취업자가 1만5,300명, 귀화허가자 취업자가 2,900명 감소한 결과다. 여기서 귀화허가자는 201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귀화허가를 받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했다.
취업자가 급감하면서 외국인 고용률은 1년 사이 1.6%포인트 하락한 63.7%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고용률이다. 반대로 실업률은 2.1%포인트 오른 7.6%로 역대 최고치였다. 2017년부터 고용통계가 작성된 귀화허가자 역시 고용률(59.1%)은 최저, 실업률(7.7%)은 최고를 기록했다.
국내 거주 이민자들의 고용상황이 올해 급격히 악화한 것은 코로나19 영향 탓이 크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외국인 상주 인구 중 30%를 차지하고, 고용률도 높은 체류자격은 '방문취업'과 '비전문취업'"이라면서 "방문취업 상주 인구는 4만명, 비전문취업은 9,000명 줄어서 전체 외국인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왕래가 적어지면서 취업을 전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규모 자체가 적어졌다는 뜻이다.
실제 외국인 체류자격별 취업자를 보면,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가진 취업자는 11만7,200명으로 1년 사이 25.9% 급감했다. '비전문취업' 외국인도 3.7% 줄어든 25만1,100명으로 집계됐다. △전문인력 △유학생 재외동포 △영주 △결혼이민 등 다른 체류자격 외국인 취업자는 모두 2019년 대비 늘었지만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워낙 작았다.
이미 한국에서 일하고 있던 이민자들도 일자리를 잃었다. 국내 외국인 취업자의 68% 정도가 제조업, 건설업, 숙박·음식점업에 종사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들 산업에서 취업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업 외국인 취업자는 올해 5월 8만5,500명으로 1년 사이 10.0% 감소했으며, 제조업 취업자도 5.3%에 줄었다. 귀화허가자의 경우 건설업(-15.4%)과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3.4%)에서 감소 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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