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사랑공동체에? 두 차례 후원
'개통령(강아지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했다. 지난달 베이비박스 앞에서 유기돼 세상을 떠난 아기의 슬픈 사연을 접한 게 후원의 계기가 됐다.
21일 주사랑공동체에 따르면 강형욱은 지난달 22일과 이달 20일 두 차례에 걸쳐 주사랑공동체에 적지 않은 금액을 송금했다. 이종락 목사가 이끄는 주사랑공동체 교회(서울 관악구)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만들어 연간 100~200명의 아기 생명을 구하고 있다.
강형욱은 교회 측에 기부 사실을 일절 알리지 않았다. 후원 계좌에 큰 돈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한 교회가 최근 수소문을 하면서 알게됐다. 교회 측이 송금인 이름이 낯익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형욱의 회사에 전화를 걸어 기부 여부를 물었지만, 보듬컴퍼니 직원들 조차 "대표님이 그럴리가요"하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기부는 개인 자격으로 남모르게 이뤄졌다.
강형욱은 평소에도 아동들을 지원하는 사회복지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었다.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강형욱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수입이 생기면) 연말마다 조금씩 후원을 하고 있다"면서 "큰 돈이 아니라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남몰래 선행을 해온 터라 기부 액수는 철저히 비밀로 부쳐지길 희망했다.
주사랑공동체 후원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형욱은 "좋은 일을 하는 곳으로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베이비박스 앞에 아기를 두고 가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보고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2일 늦은 밤 친모 A씨가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 옆에 있는 자재 더미에 남자 아기를 유기한 사건을 말한다.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은 교회에는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양승원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은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어서 그런지 아이와 이웃에 대한 애정도 따뜻했다"며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렵다 보니 후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강형욱이 기부한 돈은 미혼모 가정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교회는 기부에 대한 보답으로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후원자 얼굴을 캐리커처로 그려서 전달하고 있다. 주사랑공동체는 21일 강형욱의 캐리커처를 그려서 본인에게 액자로 보냈다.
한편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이후 11년간 모두 1,815명의 아기가 교회로 왔다. 올해도 130명의 영아가 부모의 품을 떠났다. 주사랑공동체에 대한 후원 방법은 교회 홈페이지(http://babybox.or.kr/kor/html/sponsor/guide.asp)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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