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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영국... 변종 코로나에 일시 '노딜' 브렉시트도 불가피

입력
2020.12.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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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미래관계 협상 시한 내 결렬?
최대 쟁점인 어업권 합의점 도출 못해

19일 영국 도버항구에서 화물트럭들이 선박에서 내리고 있다. 도버=EPA 연합뉴스

19일 영국 도버항구에서 화물트럭들이 선박에서 내리고 있다. 도버=EPA 연합뉴스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출현에 안팎으로 문이 닫힌 영국이 ‘홀로서기’ 출구마저 꽉 막혀 이중고에 처했다. 유럽연합(EU) 탈퇴 후 미래를 결정 짓는 이른바 ‘브렉시트’ 협상이 시한 연장에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EU와 극적 합의에 이르더라도 당분간은 영국도 EU도 브렉시트 후폭풍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과 EU 협상단은 20일(현지시간)에도 하루 종일 협상 테이블에 있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은 EU 의회가 연내 합의안 비준 표결을 위해 제시한 협상 시한이었다. 가디언은 “원래 협상 일정 이후 양측이 합의점을 찾더라도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몇 주간은 아무런 협정 없이 보내야 한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른바 합의 없이 결별하는 일시적인 ‘노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1월 31일 브렉시트 개시 뒤 영국과 EU는 무역, 이동 등 전 분야에서 미래관계에 필요한 협정 체결을 위해 이달 31일까지 과도기를 이행하면서 머리를 맞댔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어업권이다. 영국은 자국 해역에서 EU 선박의 어업권을 제한하길 바라고, EU는 영국이 실력행사에 나서면 상대 해산물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영국에 어업권은 자국 해역 주권을 되찾는, 브렉시트의 상징과도 같아 물러설 여지가 거의 없다. EU 안에서는 프랑스처럼 대형 어업을 보유한 회원국들이 양보하지 않을 기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협상에서 EU가 영국 해역에서 6억5,000만유로(약 8,726억원) 상당의 연간 어획량 중 25%를 포기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영국은 60%까지 줄일 것을 요구했을 만큼 간극이 크다.

미래관계 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노딜 브렉시트가 닥치면 단일시장이었던 영국과 EU 사이에 무역, 이동 등에 장벽이 생겨 사회ㆍ경제적 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유럽 언론 보도를 보면 이미 협상 결렬이나 관세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 등에 대비해 물자를 보다 많이 비축하려고 서두르는 화물차들이 몰려들면서 최근 영국 도버항구는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여기에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주요 통로인 프랑스가 변종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영국 화물차 운전자의 입국을 21일부터 막아 설 경우 혼란은 훨씬 가중될 전망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노딜 브렉시트 시대 예상됐던 갖가지 잡음이 수일 먼저 일어날 수도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점점 악화하면서 과도기간을 이제라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행정수반은 “변종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시점에 노딜 브렉시트까지 더해지면 감당하기 힘든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과도기 연장 방안을 모색할 것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촉구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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