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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600억 연체 중인 쌍용차 대출금 만기 또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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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600억 연체 중인 쌍용차 대출금 만기 또 연장?

입력
2020.12.20 18: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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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전환 카드 가능성도 낮아
산은 "외국계 대출금 해소 문제가 관건"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 규모의 쌍용자동차 대출금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기간 산업이 위기에 빠진 상황을 고려하면 만기 연장에 나설 수도 있지만, 최근 쌍용자동차가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금조차 상환하지 못한 상황 등을 보면 대출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쌍용차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 연장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산은은 만기를 하루 앞둔 이날까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대출 연장 여부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산은은 앞서 쌍용차의 요청에 따라 지난 7월 6일과 19일 각각 만기가 돌아온 대출 700억원과 200억원의 만기를 모두 이달 21일로 연장하기도 했다.

산은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는 최근 600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쌍용차의 재정 형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15일 JP모건 등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 원리금 599억9,984만원, 이자 6,178만원 등 총 600억6,161만원의 대출 원리금을 연체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경영상황 악화로 상환자금 부족”이라고 연체 사유를 밝혔다. 연체금은 쌍용차 자기자본(7,492억원)의 8.02%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기에 빠진 기간산업에 미치게 될 고용 불안도 변수다. 산은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면 쌍용차 직원 약 5,000명을 비롯해 협력사 등 연쇄적인 고용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유지에 민감한 정부 입장을 고려하면, 더욱 더 만기 연장 여부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산은의 대출금 회수 결정은 쌍용차에 15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제공한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로선 쌍용차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이나 산은의 출자전환 등 다른 돌파구에 기댈 수 있는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쌍용차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난을 겪어온 터라 원칙적으로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기안기금 대상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 2대주주인 산은이 또다시 출자전환 카드를 꺼내 자동차 산업을 관리할 가능성도 적다고 평가하고 있다.

결국 산은은 연체가 발생한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금의 향후 협상 결과를 지켜보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연체 발생 이전부터 외국계 금융기관 등과 협상을 진행해왔고, 현재도 만기 연장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산은은 지난 7월 만기 연장 당시에도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협상 여부’를 만기 연장 여부의 조건 중 하나로 거론한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외국계 대출금 연체 해소 문제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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