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 두 가지 말씀드립니다. 제발 겸손하자. 그리고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라는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말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발언 요약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윤 의원은 지난 11일 민주당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서 총 12시간 47분에 걸쳐 토론을 했다. 윤 의원은 "당시 13시간 가까이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쏟아냈는데, (효과적으로 전달되려면) 요약이 필요할 것 같다"며 첫 영상으로 부동산 정책에 관한 발언을 소개했다.
토론 부족했던 부동산법 처리, 결과는?
윤 의원은 여야가 충분히 토론하지 않고 일방의 법안을 밀어붙여 국민들이 피해를 본 사례로 민주당의 지난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예로 들었다. 당시 민주당과 정부가 세입자 권리 보호 등을 포함한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했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반대 의견을 가진 야당이나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통과돼 부작용이 크다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당시 민주당이 안건을 상정할 때부터 게릴라작전을 방불케 했고, 상정 이후엔 법안 조항에 대한 논의 없이 그저 공무원을 불러다 놓은 상태에서 대체 토론만 대충 했고, 법안 소위도 열리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가 부동산 가격의 최고치 경신"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문제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홀로 입법을 강행한 것은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국민을 생각하면 올해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누군가는 자식을 학교에 보냈고, 누군가는 분가를 했을텐데 집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지 않았느냐"며 "국민 삶의 중요 사건에 있어 괴로움을 만들었지만 행정부만 사과를 했지, (법안을) 날치기 시킨 여당은 무슨 사과를 했느냐"고 되물었다.
"신뢰 망가진 시장, 복구 하려면 국회 달라져야"
윤 의원은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 작동에 대해서 국민들의 신뢰가 망가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의 중요한 지표는 임차인이 임대인과 불화가 있거나, 다른 곳에 이사를 가고 싶거나, 매물을 사고 싶거나 등 여러 경우에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인데, 이런 믿음이 치명적으로 훼손된 상태라 정부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복구가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려면 입법부의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윤 의원은 "(민주당이) 제발 겸손해야 한다"며 "시장에 대해서 다른 관점을 가진 많은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점검하려면 모든 관점이 다 소중하고, 그 얘기를 다 귀담아 들은 후에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의원은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도둑입법을 하는 것처럼 망치를 두드리는 건 제대로된 입법부가 아니"라면서 "다들 누구한테 잘 보여야 다음에 뭘 받을 수 있을지 이런 계산이 많겠지만, 우린 입법부고 삼권분립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중요시해야 하는 게 입법부 일원으로서 해야 할 자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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