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브랜드에 있어 레니게이드는 ‘지프 입문자’를 위한 길라잡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추고 전통적인 소비자에 무게를 둔 기존의 지프 차량에 비해 조금 더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여전히 지프 고유의 매력과 가치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꽤나 어려운 선결 조건을 갖출 수 밖에 없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데뷔 이후 현재까지, 지프 레니게이드는 자신의 역할과 목적에 충실한 모습으로 지프 브랜드의 확장성, 그리고 지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다양한 공간과 장소, 그리고 세대에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런 가운데 2.4L 가솔린 엔진을 품은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를 마주하게 되었다. 무척 오랜 만의 레니게이드는 과연 어떤 매력을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는 말 그대로 지프 브랜드의 막내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의 체격은 시장의 ‘컴팩트 SUV’들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작은’ 체격을 갖추고 있다.
4,255mm의 전장은 최근 데뷔한 경쟁 모델에 비해 되려 짧아 보일 정도이며 전폭과 전고 역시 1,805mm와 1,695mm로 전고가 다소 높긴 하지만 기본적인 ‘컴팩트 SUV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끝으로 휠베이스 및 공차중량은 각각 2,570mm와 1,465kg으로 휠베이스가 다소 짧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당돌한 오프로더,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 레니게이드는 데뷔 순간, 그리고 디자인 변경 이후에도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당돌하고 오프로더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외형은 대중들에게 많은 호감, 그리고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번의 시승에서도 그런 모습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2019년, 지프는 레니게이드의 디자인 개선을 단행했고, 이는 기존의 레니게이드 대비 더욱 명료하고 당돌한 감성을 느끼게 했다. 디자인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지라도 각 디자인에 있어 디테일한 부분의 변화는 기대 이상의 영향을 제시한다.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의 전면 디자인은 세븐 슬롯 프론트 그릴의 크기를 더욱 넓혀 지프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헤드라이트 역시 신형 랭글러와의 통일된 디자인을 적용해 오프로더의 존재감을 더욱 명확히 제시한다.
이와 함께 헤드라이트의 변화는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 링 타입의 LED DRL을 헤드라이트 유닛 주변에 두르며 더욱 독특한 감성을 제공하며, 새롭게 다듬어진 바디킷은 더욱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존재감을 제시한다.
트림에 따른 차이 보다는 ‘레니게이드 자체’의 이미지가 돋보이는 측면과 후면 디자인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실제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오프로드에 대한 의지, 그리고 지프의 정체성을 제시하듯 단조롭지만 강인함이 돋보인다. 그리고 속에 컴팩트 모델을 위한 소소한 디테일이 더해져 시각적인 즐거움을 높이는 모습이다.
스퀘어 타입의 휠 하우스를 적용할 뿐 아니라 X 형태의 디테일을 품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후진등을 한쪽으로 배치한 독특한 램프 구성, 그리고 스키드 플레이트 등을 더하는 등 다양한 요소들은 ‘레니게이드’의 개성과 특징을 잘 표현하는 부분일 것이다.
터프한 감성을 담은 레니게이드의 공간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의 실내 공간은 다른 레니게이들이 그런 것처럼 지프 고유의 강인하고 견고한 감성을 한껏 담아낸 모습이다.
볼륨감이 돋보이는 특유의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를 적용할 뿐 아니라 조수석 대시보드의 보조 손잡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브랜드의 감성이 잘 드러나는 계기판, 스티어링 휠 등을 더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덧붙여 화려하거나 고급스러운 연출은 아니지만 차량 운영 상황에서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직관적인 구성을 앞세웠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 속에는 다양한 기능이 마련된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기능의 ‘개수’ 부분에서는 여느 브랜드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투박하고 기능적인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내비게이션의 그래픽은 암담하며 사운드 시스템 역시 시각적인 매력에 비해 실질적인 사운드의 가치를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의 1열 공간으 만족감이 느껴진다.
실제 도어를 열면 소형 SUV로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차량 자체의 전고가 높아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헤드룸의 여유가 느껴진다. 게다가 전고가 높은 편이라 차량 탑승자 모드에게 만족스러운 개방감 및 일조량을 제시한다. 다른 소형 SUV와 비교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2열 공간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성인 남성이 편하게 앉을 수 있으며 레그룸과 헤드룸도 동급 소형 SUV치고는 꽤 여유로운 편에 속한다. 덕분에 기자처럼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라도 제 자세를 취하고 앉을 수 있다. 다만 1열에 앉은 운전자가 체격이 클 경우에는 2열 레그룸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지프 레니게이드의 트렁크 공간은 소형 SUV의 평균적인 수준이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355L이며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 1,303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참고로 트렁크는 트레이를 통해 상단과 하단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최적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일 것이다.
가솔린 엔진으로 달리는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의 보닛 아래에는 2.4L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멀티에어2 기술, 그리고 ‘타이거샤크’라는 화려한 이름을 가진 최고 출력 175마력과 23.5kg.m의 토크를 제시한다. 변속기는 9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었으며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을 채용하여 일상 속 주행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는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드라이빙을 제시한다. 한편 효율성은 내심 아쉽게. 실제 복합 기준 10.0km/L에 불과하며 도심과 고속 주행 상황에서의 연비 또한 각각 8.9km/L와 11.9km/L으로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개성 넘치는 SUV의,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
데뷔한지 제법 시간이 흐른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는 여전히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드라이빙에 대한 감성을 높이다. 작은 체격이지만 개방감이 우수하고, 공간 연출 자체가 우수한 만큼 탑승 및 실내 공간을 살펴볼 때에는 그 만족감이 더욱 높아진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원천적으로 디젤 엔진에 비해 더욱 우수한 정숙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끔 예외는 존재한다. 실제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은 냉간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도드라지는 엔진 사운드와 진동이 느껴져 ‘가솔린 SUV’에 기대하는 쾌적함, 부드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레니게이드의 차체는 175마력과 23.5kg.m의 토크를 내는 2.4L 엔진이 담당한다.
제원에서도 알 수 있듯 레니게이드는 ‘필요 충분한’ 성능인 만큼 발진 상황이나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군더더기 없는’ 성능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기본적으로 성능 자체는 큰 아쉬움은 없는 모습이지만 2.4L의 배기량은 확실히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시장의 경쟁 모델들이 빠르게 다운사이징의 식대를 위한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것과 사뭇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가능하다면 다운사이징 터보, 혹은 2.0L 엔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9단 자동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다단화된 변속기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변속 속도나 변속 상황에 대한 판단 등 전체적인 주행에 있어 큰 아쉬움이나 불편함은 없다. 그러나 아무래도 8단과 9단 기어 비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은 내심 마음에 걸리며, 시승 도중에는 차량 상태 차이로 인한 것인지 다소 투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지프 레니게이드는 어디까지나 ‘지프’ 브랜드의 주요 차량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지프의 감성과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다듬어져 있다.
게다가 시승 차량의 경우 전륜구동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지프 특유의 견고하고 단단함을 느낄 수 있게 제작되어 ‘지프의 DNA’가 얼마나 견고하고 강렬한지 느낄 수 있다. 실제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다소 있는 편이며 이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도 경쟁 모델에 비해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편이라 확실한 차이를 드러낸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조합이 아쉬움은 있겠지만 대중들이, 그리고 일상에서 다루기에 부담되거나 어려운 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는 지프 브랜드의 차량 중 가장 다루기 좋고, 접근하기 좋은 차량이라 더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도드라진다. 전륜구동 사양인 만큼 지프가 자랑하는 AWD 시스템 및 오프로드 주행 성능이 대폭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러면서도 경쟁 모델 대비 다소 투박하고 건조한 느낌을 주니 ‘주행 질감’ 그리고 승차감의 영역에서는 확실히 아쉬운 모습이다.
덧붙여 2.4L 엔진으로 인해 효율성, 그리고 차량 운영 및 유지에 있어서 지출이 다소 클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 역시 따르게 된다.
좋은점: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견고한 드라이빙, 그리고 넓은 공간
아쉬운점: 2.4L 가솔린 엔진과 여전히 둔탁한 질감의 주행
매력적이지만 한계가 보이는 존재,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
지프 레니게이드 2.4 리미티드, 그것도 전륜구동 사양의 등장은 아마도 더 많은 이들이 지프의 매력을 느끼고, 브랜드를 더욱 젊은 소비자들이 소화하고, 또 진입 장벽에 대한 허들을 낮춤에 있을 것이다.
덕분에 지프와 레니게이드의 매력을 더욱 부담 없이, 또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그의 반대로 아쉬움과 한계 역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프 레니게이드는 여전히 고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은 참 다행스러운 부분일 것이다.
촬영협조: 지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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