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등 질환 60대 남성 무증상 이유로 자택에
사흘간 기다리던 중 "가래에 피" 보건소 알려
두 차례 긴급 병상 배정 요청 후에도 입원 못해
아내가 119 신고했으나 집에서 숨진 채 발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3일간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던 60대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17일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던 60대 남성이 15일 병상 대기 중 숨졌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동대문구에 따르면 서울 파고다타운 음식점 관련 확진자인 A씨는 4일 1차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11일 아내가 확진된 후 재검사를 받고 이튿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는 ‘수도권 공동대응 상황실’ 의료진이 문진한 결과 “목만 간지러운 정도”인 무증상 환자로 분류됐다. 당뇨약도 충분히 소지하고 있어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입원 순위에서 밀렸다. 병상부족이 심화되며 방역당국은 호흡곤란·폐렴 증상 환자에 병상을 우선 배정하고, 자택 대기 중인 환자는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14일부터 증세가 급격히 악화된 A씨는 보건소에 가래에 피가 나오고 기침이 심하다는 증상을 알렸고, 보건소가 서울시에 두 차례나 긴급 병상 배정을 요청했지만 계속 자택에서 대기해야했다. A씨는 다음날(15일) 새벽 1시 먼저 확진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있던 아내에게 몸이 많이 아프다고 통화한 뒤 연락이 끊겼다. 당일 아침 A씨에게 전화를 건 아내가 119에 신고했지만, A씨는 사망한 채 발견됐다.
서울시에서 자택 대기 중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병상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이런 비극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오후 8시 기준 서울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86.1%이지만,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서울에 있는 80개 중 79개가 사용 중이고, 입원 가능 병상은 1개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생활치료센터 가용 병상은 159개다.
한편 16일 하루 동안 서울 내 코로나19로 5명이 추가로 사망해 누적 사망자는 12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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