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절차를 마무리한 직후인 16일 사의를 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틀째 뜨거운 격려 세례가 이어졌다. 하지만 추 장관의 퇴장을 말리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피로감 높은 ‘추-윤 갈등’ 구도에서 벗어나 제도 변화 중심의 ‘검찰개혁 시즌2’를 도울 새 얼굴이 필요하다는 당내 갈증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는 벌써 차기 장관 하마평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틀째 秋 향한 내부 격려 이어져
민주당 의원들은 17일 추 장관 사의 표명을 ‘결단’이라며 높이 샀다. 하지만 만류는 안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줬는데, 결단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5선 중진 우원식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뇌와 번민을 이기고 추진력과 결단력으로 검찰개혁의 한 페이지를 넘긴 추 장관에 감사 드린다”고 언급했다. 김영배 의원은 “철의 장관 추미애, 정말 고생하셨다”고 했다.
“추 장관을 보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검찰 조직과의 진흙탕 싸움에서 추 장관이 입은 상처에 대한 동정심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남은 검찰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 새 얼굴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강한 캐릭터가 맞부딪치며 제도 개혁보다 두 인물의 갈등만 너무 부각돼 국민 피로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후임에 이용구 소병철 등 물망
후속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측면에서 후임 법무부 장관 하마평도 흘러나온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이제는 ‘의회의 시간’”이라며 “존재감이 튀는 인물보다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검찰총장 권한 축소와 같은 입법 과제 위주의 검찰개혁을 조용히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장관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전날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검사를 위해서라도 검찰조직 안정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 안정에 적합한 관리형 장관 후보로는 이용구 현 법무부 차관이 거론된다. 그는 현직이어서 업무 연속성과 검찰개혁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장점이다. 판사 출신인 만큼 후배 검사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이 차관은 강남 아파트 두 채를 가진 다주택자이지만, 이달 초 차관 내정 직후 둘 중 한 채를 팔겠다고 밝혔다.
검찰조직을 다독여 개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인물로 고검장 출신인 초선의 소병철 의원 이름도 후보군으로 흘러나온다. 그는 과거 검찰총장 후보로 여러 번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검찰 내 덕망이 높다. 소 의원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서울 잠실에 아파트 한 채를 가진 1주택자이다.
다만 당 일각에선 ‘제 2의 추미애’ 처럼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비주류 중진의원은 “검사들이 똘똘 뭉쳐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것을 보라”면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장관이 추가 인적 쇄신에 나서지 않으면 제도 개혁도 반쪽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측면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경험이 풍부한 판사 출신의 3선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검찰 조직과 겨룰 전투력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그는 대전과 대구에 집을 가진 다주택자이지만 대구 지역 부동산은 처분하겠다고 지난 7월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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