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대비 자영업 비중 10%대 진입할 듯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A씨는 최근 재택근무를 위한 책상, 의자, 서랍장 등 사무가구들을 지역 기반 중고장터인 당근마켓에서 구매했다. A씨가 구매한 사무용 제품들은 홍대와 연남동 등에 밀집된 게스트하우스에서 폐업과 함께 쏟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취약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한창이다. 숙박업에서부터 음식점과 카페, 호프집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정에 속수무책이다. 경기도 시흥에서 자영업을 하는 B씨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든지 10년이 넘었는데, 매년 '올해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이번엔 정말 차원이 다르다"며 "주변에 장사를 접는 사람들이 너덧명에 한명 꼴은 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2020년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1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국내 자영업계가 강제 구조조정에 들어간 셈이다. 다만, 이를 통해 자영업계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20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 30%를 상회하던 한국의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2009년 처음으로 25% 이하까지 떨어졌다.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려온 자영업자 비율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난 1998년과 2009년에 비춰볼 때 10%대로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여전히 주요 선진국을 웃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17년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5.4%로 EU(15.5%), 일본(10.4%), 미국(6.3%)에 비해 약 1.5~4배 가량 높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사회안전망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자영업자의 평균연령은 53.2세로 퇴직 장년층의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고, 자영업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직장인 가구의 81%에 수준에 불과했다. 또 자영업 가구 부채는 평균 1억원을 넘어서 직장인 가구(8,062만원) 대비 20% 가량 높았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도 자영업 과잉 진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왔다"며 "코로나19로 자영업을 포기한 분들이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 좋은 일자리 확대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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