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내년 1월 우한 현지서 코로나 조사
7월에는 베이징서 발 묶여...中 '늑장' 수용
자료 공개 투명성이 관건, "증거 한계" 지적
中 "발원지는 아냐, 美·伊서 코로나 검출" 불만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 최초로 집단 발병한 중국 우한을 다음달 찾는다. 지난해 12월 첫 감염 사례 보고 이후 1년여가 흘러 한참 때늦은 ‘지각’ 조사다. 중국은 WHO의 조치를 수용하면서도 “우리보다 코로나19가 먼저 시작된 미국이나 이탈리아를 먼저 조사하자”며 내심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어떻게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됐는지 기원을 규명하기 위해 우한에 가는 것”이라며 “자가격리 2주를 포함해 6주 간의 일정으로 WHO 집행위원회가 열리는 1월 18일 이전에는 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사팀은 12~15명의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다.
WHO 전문가팀은 지난 7월에도 중국을 찾은 적이 있다. 하지만 우한에 가지 못하고 베이징에 발이 묶여 다시 되돌아왔다. 미국 등 서구가 “중국은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숨기고 있다”며 조사의 투명성을 촉구하는 이유다. WHO 규정에는 회원국이 전염병 발생 사실을 즉시 통보하도록 돼 있지만 중국이 늑장을 부리면서 해외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했다.
WHO 조사팀이 우한에 발을 들이더라도 중국이 어느 선까지 협조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 내 코로나19가 시작된 화난수산시장은 수 차례 대규모 소독을 거쳤고 시장 내부 집기를 모두 빼낸 뒤 폐쇄한 상태다. 이후 1년이 지난 만큼 증거가 남아있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조사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WHO 관계자는 “백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마뜩잖은 표정이다. 우한에 앞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서구 각국에서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했는데 왜 중국만 겨냥하느냐는 볼멘소리다. WHO가 이들 국가부터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우한은 코로나19의 발생지일 뿐 발원지는 아니다”라며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중국 특유의 발뺌 논리다.
특히 올해 중국으로 수입되는 냉동 식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 횟수는 7월 5회에서 11월 25회로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는 국내 발생이 아닌 해외 유입이라고 주장하는 유력한 근거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17일 글로벌타임스에 “우한에서 첫 사례를 보고하기 이전에 이미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존재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며 “WHO 전문가팀의 우한 방문은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는데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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