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민 세브란스병원 교수 TBS라디오서?
"진단키트 판독 기준 값으로도 PCR 확진 절반 놓쳐"
"항원검사 자가진단은 행정력 낭비 불러올 수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른 확진자 수 급증으로 신속항원검사가 전국 선별진료소에 잇달아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를 활용해 스스로 검사하는 자가진단을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지고 판독이 어려워 전문가용으로만 쓰여야 한다"며 '시중에 나온 검사법으로는 자가진단이 어렵다'는 방역당국 발표에 동조 입장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항원검사는 바이러스가 매우 많아야 검출되는 방식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속항원검사는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할 확률) 90%,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판단할 확률) 96%다. 이 교수는 "그나마 이 결과는 유증상자 중에서도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증상 발현 5일 이내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라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바이러스 (공기 1m³ 부피 속) 180~1,000개 정도면 검출되는 것과 달리 항원검사는 200만개의 바이러스가 있어야 검출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항원검사 매뉴얼에 바이러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CT값 검출 한계가 PCR 기준 23으로 돼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확진 받은 코로나19 감염자의 절반 정도는 놓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특히 "위양성률(음성인데 양성값이 나오는 비율)이 4%이기 때문에 일일 진단검사 건수가 5만건임을 고려하면 하루 2,000명 정도가 확진자가 아닌데 확진으로 나올 수 있다"며 행정력 낭비를 우려했다.
이 교수는 "키트 자체의 한계 외에 검체 채취와 판독의 일관성 문제 때문에 항원 검사는 전문가용으로만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판독 능력도 있는 전문가와 달리 일반인들에게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를 준다고 해서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국민 5,000만명이 동시에 검사를 받고 잠복기에 있는 이들을 고려해 반복해 최소 2주 동안 검사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아니라면 신속항원 자가진단키트 도입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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