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물고기 산 채로 던져 죽인 사람들, 동물학대로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1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을 통해 공감해주신 분들이 517명에 달했습니다. 많은 분이 해당 청원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댓글로 남겨주셨는데요.
방어와 참돔을 도로에 던진 경남어류양식협회를 동물학대로 고발한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에서 활동하는 김도희 변호사가 가장 많았던 독자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답해드립니다.
-회를 먹는 건 괜찮고, 던져 죽이는 건 동물학대냐는 질문이 많았는데 둘은 차이가 있나요.
"먹기 위해 어류를 죽이는 것과 시위를 위해 던져 죽이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동물보호법 대상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정의 하는데요, 어류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어류는 식용 목적일 경우 보호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이번 경남어류양식협회의 시위는 어류를 식용이 아닌 시위의 도구로 활용했기 때문에 동물보호법에 적용 된다고 본 겁니다."
-식용일 경우 어떤 방식으로 도축해도 괜찮은 건가요.
"식용이라고 동물에 어떤 행위를 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지난 4월 먹기 위해 기른 개를 감전시켜 죽이는 '전기 도살'이 동물보호법에 어긋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는데요. 도축할 경우 동물을 즉각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이르게 하는 조치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와 관련 해외에서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예컨대 스위스에서는 바닷가재를 먹을 때 산 채로 끓는 물에 넣는 게 아니라 전기충격으로 기절시키도록 했고요, 이탈리아에서는 요리 되기 전 산 바닷가재를 얼음과 함께 보관하는 것은 그들에 고통을 주는 행위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먹더라도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궁극적으로 식용이라고 동물보호법 적용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류를 던져 죽이는 행위가) 보기 좋은 건 아니지만 꼭 처벌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처벌하는 게 만능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약자로 볼 수 있는 어류의 권리를 옹호해주는 근거로 활용하려 했습니다. 물론 어업인과 어류 양쪽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겠지요."
-어류를 던져 죽이는 행위에 대해 동물학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산천어축제의 경우 양식된 식용 물고기라는 점 때문에 동물보호법 적용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번 경우는 명백하게 집회의 도구로 이용됐고, 학대행위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동물학대가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