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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3단계' 땐 문닫아야하나… 식당·마트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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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3단계' 땐 문닫아야하나… 식당·마트 폭풍전야

입력
2020.12.17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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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전국민 멈춤’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숨 죽인 채 정부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영업이 크게 제한될 식당이나 전통시장, 예식장 등은 저마다 살 길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전통시장·식당 상인 "이미 개점휴업인데..."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단계 시행 시 당장 직격탄을 맞는 곳은 식당과 전통시장이다. 대부분 '대면'이 필수인 업종인 데다 이미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인 탓에 더는 버티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 은평구 전통시장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신동우 대조시장 상인회장은 “2단계까지만 해도 할인 이벤트 등 시도를 하며 시장 부흥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뭔가 해볼 여력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4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박경미씨도 “송년회 등 연말모임이 많은 12월 대목인데 예약이 거의 다 취소됐다”며 “임대료와 직원 임금은 꾸준히 나가는데 매출은 반 토막도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업자들은 "기약없는 희망고문 대신 차라리 철저한 셧다운으로 방역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하는 분위기다. 박씨는 "3단계로 격상되면 직원에게 무급휴가라도 줄 수 있다지만 지금은 명분이 없어 손님이 없어도 임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양모씨는 "2~3달은 버틸 수 있는데 정부 방침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희망고문에 죽어난다"며 "차라리 한달이든 두달이든 최대한 강하게 조치해서 확진자 수를 줄이고, 경제를 활성화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만 급작스러운 정부 방침에 적응할 유예 기간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시흥시에서 스터디카페 운영하는 이예정(35)씨는 "인력이 적은 자영업자는 칸막이를 사거나 손님에게 안내문자를 돌리는 등 영업중단·제한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실시간 뉴스와 브리핑을 보며 무한 대기하는 상황"이라며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 정부 방침이 긴박하게 정해지겠지만 자영업자의 애로사항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에서 삼시세끼’ 주부도 비상

정부가 발표한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르면, 3단계 격상시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기업형 슈퍼마켓, 아울렛 등 대형 유통시설은 집합 금지 대상이다.

대형마트까지 닫을 수 있다는 소식에 주부들도 분주하다. 재택근무로 삼시세끼 집밥을 먹는 데다 전날 기준 전국 15개 시·도에서 8,399개교가 등교 수업을 중단하면서 식구(食口)가 늘었기 때문이다.

50대 주부 임모씨는 “온 가족이 집에 머물고 아이들마저 학교나 학원에 못 가니 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집에서 먹는 식사량이 크게 늘어 미리 고기, 과자를 잔뜩 사놨다”고 말했다.

이미 사재기 조짐도 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가공식품이나 가정간편식 매출은 3주 전 대비 15~20%씩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냉장면 43.0%, 냉동분식 39.9%, 통조림 15.3%, 간단 조리가 가능한 피코크 식품(국ㆍ탕) 13.6%, 라면 12.67%, 냉동만두 11.1% 등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아직 제조업체가 물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예컨대 일주일에 2차례 보던 장을 주1회로 줄이고 한 번에 대량구매를 하는 식이다.

"재택근무 어디서" 갈 곳 잃은 직장인

재택근무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아 PC방을 찾던 직장인도 대안을 찾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PC방에서 업무를 보던 직장인 김모(32)씨는 "노트북으로는 회사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어려워서 인터넷 속도가 빠른 PC방을 찾아 업무를 봤는데, 이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나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 PC방 사장 역시 "3단계 이후는 어찌할지 모르겠다. 기약 없이 문을 닫게 될 텐데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지연 기자
이소라 기자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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