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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부터' 이낙연 vs '행동부터' 이재명...점퍼 색깔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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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부터' 이낙연 vs '행동부터' 이재명...점퍼 색깔만 같았다

입력
2020.12.17 04:30
수정
2020.12.17 07: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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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전환 예정인 경기 수원시 경기대학교 경기드림타워를 방문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전환 예정인 경기 수원시 경기대학교 경기드림타워를 방문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공동취재사진


똑같은 노란색 점퍼를 입었다. 일을 처리하는 색깔은 확연히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부족해진 병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는 같았다. 한명은 '대화'를 중시했고 다른 한명은 '속도'에 무게를 뒀다.

코로나19 병상 확보전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얘기다.

'엄중' 이낙연: 꼼꼼·치밀하게 조율부터

이낙연 대표가 코로나19 병상을 확보하는 방식은 '선(先) 조율·후(後)조치'에 가까웠다. 신중한 의사 결정으로 생긴 '엄중 낙연'이란 별명처럼, 일을 성사시키기 위한 과정에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16일 주요 금융업체 관계자들과 화상 간담회를 갖고,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KB증권의 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할 수 있게 협조받았다. 모두 722실 규모다. 이 대표는 14일 대형교회와 협의에서도 890실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교회, 금융업체와 간담회를 하기 전 사전 조율 단계부터 직접 챙겼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은행장들에게 직접 전화를 하면서 조율했다"고 말했다. '병상 확보 플러스 알파'도 준비했다. 이 대표는 14일 "임시 선별 진료소를 짓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며 국민 스스로 신속 진단키트로 코로나19 검사를 해볼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보건 당국이 난색을 표하긴 했지만, 즉흥적 발상이 아니라 이 대표가 전문가들과 협의한 끝에 낸 아이디어였다.

사이다 이재명: 두려움 없이 행동부터

반면 이재명 지사의 대응은 '선 조치·후 조율'이었다. '사이다'라는 별명에 걸맞게, 스스로 결정한 해법을 속도감 있게 실행했다. 이 지사는 13일 페이스북에 '병상 및 생활치료시설 긴급동원조치에 착수한다'는 글을 올리고 경기대 기숙사를 강제 동원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 유행 기간 동안 의료기관 병상, 연수원ㆍ숙박시설 등 시설을 동원할 수 있다'는 감염병예방법상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경기대는 이튿날인 14일 기숙사 2개동 1,058실을 즉시 제공하기로 했다.

설득은 '다음' 순서였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반발하자, 이 지사는 14일 경기대를 찾아 학생들과 만났다. 이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아시다시피 이런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경청하고 양해해 주었다"고 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재선 의원은 "문제를 단순화하고 과감하게 추진하는 이 지사의 장점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 2차 시험대 예상

병상 확보가 대선주자인 두 사람의 코로나19 대처 능력을 따져보는 1차 시험대였다면, 2차 시험대는 재난지원금 지급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2,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정부와 논의하면서 '선별 지급'을 관철시켰다. 보편적 복지론자인 이 지사는 "3차 코로나 대유행의 파급력은 첫 유행때보다 심각할 것이 자명하다"며 3차 재난지원금은 '보편 지급'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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