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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속 바다에 빠진 사람 구하고, 포상금까지 기부한 청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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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속 바다에 빠진 사람 구하고, 포상금까지 기부한 청년 경찰

입력
2020.12.16 14:27
수정
2020.12.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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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 신혼여행 중 주저 없이 인명구조
LG의인상 상금 조두순 피해자 가족 등에 기부

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 대전경찰청 제공


“좀 위험한 상황이긴 했지만 누구라도 물에 빠져 위험한 상황을 보면 도왔을 겁니다. 기부는 경찰로서 범죄 피해자를 돕고 싶다는 마음에 하게 됐습니다.”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김태섭(32·사진) 경장은 주변의 끊이지 않는 칭찬에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이렇게 말했다.

김 경장은 지난 8월 말 결혼식을 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여행에 제한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제주도는 태풍 ‘마이삭’ 영향권에 들어 거센 바람이 불다 잦아들기를 반복했다. 김 경장 부부가 신혼여행에 나선 지 3일째 되던 9월 1일에도 거센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쳤다. 이 때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던 김 경장 부부는 높은 파도가 치는 바다에 튜브도 없이 빠진 사람을 발견했다.

수중과학수사 요원으로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던 김 경장은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자마자 주저 없이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신혼 여행길에 스노클 장비와 핀(오리발)도 챙킨 터였다.

김 경장은 “파도가 좀 높았지만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바다에 들어가니 생각과 많이 달랐다”며 “파도가 높아 핀 킥을 해도 몸이 앞으로 나가기는커녕 옆으로, 뒤로 밀려 당황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경장은 하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수영해 의식을 잃고 있던 익수자를 겨우 물 밖으로 구조했다.

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과 아내 원혜선씨. 김 경장 부부 제공

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과 아내 원혜선씨. 김 경장 부부 제공


익수자를 뭍으로 구조한 뒤에는 스킨스쿠버 강사이자 간호사인 아내가 응급조치를 돕는 등 힘을 보탰다. 김 경장의 아내는 구조 전 119에 구조요청을 해뒀다.

덕분에 익수자는 곧바로 달려온 해수욕장 현장 안전요원의 심폐소생술(첵)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신속히 옮겨져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김 경장은 “수중 과학수사 훈련을 받은 경험 덕분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며 “당시 아내는 임신 중이어서 물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익수자의 상태를 살피고 조치를 취해 초기 상태 호전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런 김 경장 부부의 선행이 알려지자 주변은 물론, 포털 등지에서까지 ‘꼭 상을 줘야 한다’는 칭찬과 격려가 쇄도했다.

대전시와 대전경찰청, 제주도는 김 경장 부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표창패를 줬다. 청와대는 방탄소년단(BTS)도 참석했던 제1회 청년이 날 행사에 김 경장을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경장 부부의 선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LG의인상과 함께 받은 상금을 조두순 피해자 가족 이사비와 유기견 센터 지원 등에 써 달라며 기부한 것이다.

김 경장은 “초임지 근무 시절 입건해 실형을 살게 한 피의자와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혹시나 어떤 피의자가 나중에 제 가족에게 해코지라도 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피해자 가족에게도 항상 마음이 쓰였다”고 기부 이유를 설명했다.

김 경장은 “앞으로도 시민을 보호하고 많은 사람을 보듬는 경찰관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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