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의 텃밭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근 인도·중국 간 국경 분쟁으로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모양새다. 이에 LG전자가 잇따른 신제품 출시와 함께 현지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희미해진 중국 업체들의 자리를 파고들겠다는 복안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전략 스마트폰 'LG 윙(LG WING)'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초엔 인도 통신당국에 2종의 스마트폰 출시를 위한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면 쿼드 카메라, 대용량 배터리 등 주요 기능은 모두 갖췄지만 가격대(한화 20만~25만원)는 확 낮춰 가성비를 앞세운 K시리즈(K42·52)다. 샤오미·오포·비포 등 중국 업체들이 장악해왔던 중저가 시장 공략에 특화된 전략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최근 인도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반중 분위기로 빚어진 '보이콧 차이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LG전자는 '보이콧 차이나' 효과 덕분에 지난 5~6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 3~4월에 비해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내 '반중 기류'를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지금까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독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7~9월) 24%의 점유율로 2년여 만에 1위 자리를 되찾긴 했지만 그 뒤를 중국 제조업체들이 바짝 쫓고 있다. 삼성전자만 빼고 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LG전자 역시 그간 인도 시장 공략에 적잖은 공을 들였지만 점유율은 1% 내외에 그쳤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은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내년에도 현지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보다 20% 이상 성장한 1억7,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그 만큼,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내년 상반기 인도 뭄바이 지역에 애플 스토어를 공식 출범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중국 업체들도 최근 가격대를 낮춘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LG전자는 원활한 상품 조달을 위해 현지에서 가장 큰 제조업체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가 운영하는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도 신청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판매율에 따라 최대 6%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인데, 현재 삼성전자만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중저가 시장이 주축인데 차이나 보이콧 바람이 부는 지금이 LG전자로선 기회일 수 있다"며 "아직 후발 주자긴 하지만 인도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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