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서 42세·60대 여성 숨진 뒤 수개월 만에 발견
우편물 쌓여 있는데도 이웃도 알지 못해
누리꾼 "2인 가구도 복지 대상으로 고려해야" 지적도
일본 도심 한복판에서 모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아사(餓死)한 지 수개월 만에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우편물이 수개월간 쌓여 있었는데도 이웃조차 이들의 죽음을 알지 못해 한국일보 보도로 알려진 한국의 '방배동 모자'의 비극적 사연과도 닮은 꼴이다.
16일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 미나토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11일 여성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언론 취재 결과 2명 모두 아사한 것으로 부검을 통해 밝혀졌다. 42세 여성은 영양실조에 따른 심부전이, 또 다른 여성은 기아로 인한 영양 불량이 사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여성은 체중이 30㎏로 측정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시신은 이 집에 살고 있던 42세 여성과 60대 여성으로 경찰은 동거 중인 모녀로 보고 신원 파악과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들이 사망한 후 수개월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의 사망 사실은 '우편물이 쌓여 있다'는 아파트 관리업체의 연락을 받은 친척이 방문해 인기척이 없자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베란다 창문을 통해 접근해 확인했다. 집 안에 있던 냉장고는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수십년간 이 아파트에 거주해 왔지만 이웃과 교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외부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여름 식료품 구매 후 귀가하던 모습이었다고 산케이신문은 설명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선진국인 일본에서 이 같은 복지 사각지대가 드러난 데 대한 일본 누리꾼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이어졌다.
한 복지사는 관련 보도에 "1인 가구의 고독사 방지를 위한 복지당국의 가정 방문 등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주로 노인과 장애인이 대상"이라며 "특히 2인 가구는 서로 의지가 가능해 지원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2월에도 도쿄에서 60대 형제가 아사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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