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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尹 정직' 재가 방침... 빠른 속도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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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尹 정직' 재가 방침... 빠른 속도가 '메시지'

입력
2020.12.16 11:35
수정
2020.12.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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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처분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면 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해야 효력이 발생하는데, 제청을 받으면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재가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文, 징계위 결정 그대로 재가할 듯

청와대는 16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결정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오전 7시 '재가 시점이 언제인가' 등 질의에 "윤 총장 징계와 관련된 법무부 장관의 제청 시간은 법무부에 문의하기 바란다"는 짤막한 문자를 기자들에게 보낸 것이 전부다.

문 대통령은 징계위 결정을 그대로 재가할 가능성이 크다. 관련 법에 따라 징계위 결정을 대통령이 거부할 수도, 수위를 조정할 수도 없다는 게 그간 청와대 입장이었다. 검사징계법 제23조는 '징계의 집행은 해임ㆍ면직ㆍ정직ㆍ감봉의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돼 있다. 이에 근거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그저 결정을 따르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징계위 결정을 대통령이 바꿀 수 있다면, 징계위를 굳이 여는 의미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재가 '속도'로 의중 보일 듯

문 대통령의 '결단'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징계안 재가 속도'뿐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제청하면 문 대통령이 굳이 고심하는 시간을 갖지 않고 곧바로 재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결론 난 사안을 굳이 손에 쥐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시간을 오래 끌면 쓸데없는 오해를 낳고, 괜한 해석이 분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재가 속도'는 그 자체로 메시지다. 이른바 '추ㆍ윤 갈등'이 문 대통령의 지지도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되는 등 국정 운영 동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겠다는 의도가 '신속 재가 방침'에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민심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추ㆍ윤 갈등까지 방치해둘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윤 총장 정직으로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2개월 동안 추 장관을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나리오를 여권은 염두에 두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추 장관만 사퇴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44.3%로, '윤 총장만 사퇴해야 한다'(30.8%)는 응답보다 많았다. 추 장관 교체를 당·청이 국면 반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아울러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가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2개월로 잡고 있기도 하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다만 윤 총장이 징계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 취소 등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조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총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징계위 결정에 대해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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