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 20득점 수훈선수 뽑혀
서동철 감독 “득점 너무 줬다”?
상무서 슛 장착, 공격 적극적?
평균 15.1점·작년 2배, 국내 선수들 중 4위 랭크?
“팀성적 중요, 정규리그 54경기 다 뛰고 싶다”
“아직 슛 찬스에서 자신 있는 플레이가 부족합니다. 보다 책임감을 갖고 뛰겠습니다.”
일취월장이란 말이 따로 없다. 인천 전자랜드 이대헌(28)이 만년 기대주에서 팀을 책임지는 해결사로 진화하고 있다. 출전 시간과 득점만 봐도 지난 시즌보다 2배 가량 늘었다. 득점은 국내 선수 4위를 기록 중이다.
이대헌은 16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적극적으로 뛰는 데 집중하다 보니 출전 시간이 예년보다 늘었다는 생각을 못 했다. 득점보다는 팀 전술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회를 준 감독, 코치님에게 감사하며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대헌은 전날 부산 KT전에서 팀 내 가장 많은 34분 2초를 뛰며 20득점 5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 팀 내 최다득점으로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서동철 KT 감독은 “이대헌에게 너무 득점을 많이 줬다. 포스트 수비뿐만 아니라 미드 레인지(중거리)에서 돌파를 준 게 패인”이라고 아쉬워할 만큼 이대헌의 활약은 돋보였다.
이대헌은 현재 팀이 치른 20경기에 모두 나가 평균 30분 10초를 소화했다. 평균 득점 15.1점에 3.9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18분 14초 7.2득점 2.2리바운드 0.7어시스트)과 비교하면 괄목상대한 성장이다.
거의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며 게임을 주도하다 보니, 이젠 상대 견제도 들어온다. 슛을 편하게 쏘도록 놔주지 않는 집중 수비가 붙다 보니, 4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8득점, 9일 창원 LG전에서 5득점에 그쳤다. 그럴 때마다 나오는 지적은 “아직도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97-92로 승리한 지난 2일 원주 DB전에서도 이대헌은 15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후반 패스 위주 플레이를 펼치다 유도훈 감독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그러나 달라진 부분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경기를 읽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헌은 국가대표 센터인 DB 김종규를 5득점으로 묶고, 골 밑에서 외곽으로 볼을 돌리며 전현우, 김낙현 등에게 찬스를 만들어 6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이대헌은 “당시 컨디션이 좋았던 선수들이 많아 굳이 공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을 했다”며 “차분한 성격 탓에 소극적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어 매 경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헌은 201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서울 SK에 입단했지만, 바로 다음 시즌에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적은 출전 기회 속에 2점대 득점에 그쳤다. 그가 변신한 계기는 2017년 상무에 입대하면서다. 평소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 덕에 비교적 작은 키(196㎝)는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단순한 공격 루트를 보완하기 위해 외곽슛 장착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대헌은 “작은 키를 슛과 순발력, 스피드로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해 입대 동기 및 선임들의 장점을 흡수하고자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원래 3점 슛을 거의 안 던지다 보니 연습 비중이 적었다”면서 “상무 팀원들의 도움으로 슛 리듬이 생겼고, 연습 방법도 단순히 몇 개 슛을 던지는 게 아니라 움직이면서 또는 연속으로 넣는 식으로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은 전역 후 바로 참가한 2018~19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했다. 평균 10득점에, 4.0리바운드로 달라졌다. 이후 이어진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출전 시간을 2배로 늘렸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까지만 농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아직 인수 기업이 나서지 않고 있어 이번 시즌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이대헌은 "전 경기 출전 외에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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