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모르겠다"고 겸손해
화재 당시 사다리차 올려 주부와 남매 등 3명 구해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일 경기 군포시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당시 사다리차를 이용해 주민 3명을 구한(본보 12월 2일 보도) 한상훈(28)씨가 15일 'LG의인상'을 수상했다.
한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제가 뭘했다고 이런 과분한 상을 주시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누구나 그 상황이면 나처럼 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부끄럽다"고 겸손해 했다.
이어 "주변에서 당시 상황을 많이 얘기하는데 어려운 분들을 많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구한 한씨를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씨는 당시 생존과 직결된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장비(사다리차)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사람 먼저 구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소중한 3명의 목숨을 구해 상을 수상하게 됐다.
실제 한씨는 지난 1일 오후 인테리어 자재 운반을 위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대기하던 중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창틀과 유리 조각 등이 떨어지고 불길이 치솟아 자칫 사다리차가 망가질 것을 우려해 내리려는 순간 12층에서 한 여성이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그는 잠시 머뭇했지만 ‘사람 구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사다리를 올렸다.
간신히 여성을 구한 그는 15층 창문을 통해 손을 흔드는 남매 2명을 봤다.
15층이면 자신의 사다리차로 접근할 수 없었지만 위험감지센서를 해제하면 가능하다고 판단, 센서 해제 후 사다리를 올려 남매도 구출했다.
그럼에도 그는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당일 옥상으로 대피하려던 주민 2명이 계단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한씨는 당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밖으로 나가지 말고 베란다쪽으로 나왔으면 모두 구했을텐데”라며 눈시울을 보이기도 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LG 의인상 수상자는 현재까지 모두 13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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