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사자 방호복 미착용·외부 출입 잦아 감염 취약
전북 김제의 한 요양원에서도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추가 확산은 물론 많은 입소자가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여서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제시는 시 전역에 거리두기 2.5단계를 발령했다
전북도는 김제시 황산면 가나안요양원에서 6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김제시의 누적 확진자는 다른 확진자 1명을 포함, 하루 아침에 65명이 됐다.
이 요양원에는 종사자 54명과 입소자 63명 등 모두 117명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5시 2명(전주시민)의 입소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이뤄진 전수조사에서 밤새 60명이 추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원장과 요양보호사, 사회복무요원 등 종사자 20명, 입소자 40명, 가족 2명 등이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정확한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방역당국은 외부 출입이 잦은 간병인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확진자는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입원시키고, 음성 판정을 받은 종사자는 자가격리, 거동 불편 입소자는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 등에 분산 격리 조치했다.
이날까지의 누적 확진자 65명 중 60명이 하루 아침에 한 요양원에서 쏟아져 나온 김제시는 오전 9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시 전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조치했다. 전북도는 도내 요양원 225개와 요양병원 80개에 방역수칙 준수 행정명령을 내렸다. 요양시설 의료인과 간병인 등 종사자는 친목과 동아리 모임 등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의료종사자 외 타 직원의 병동 출입을 금지하고 병동별로 식사시간을 교대로 운영하는 등 내부 방역수칙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 전북도는 도내 노인주간보호센터 300여개와 정신의료기관 73개 등 사회복지시설 전체로 검사 범위를 확대했다.
김제시 용지면 애린양로원 종사자 1명도 이날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입소자와 종사자 7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김제가나안요양원이나 양로원은 일반병원처럼 의료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데다 종사원들의 방호복 미착용 등 상대적으로 집단감염에 취약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고령자들이 거주하는 요양원의 집단감염 사례는 전국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울산 양지용양병원에서 10일까지 확진자 157명이 나온 바 있다.
박준배 김제시장은 "입소자 등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긴 뒤 오늘 오후쯤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갈 것"이라며 “연말연시 각종 모임과 행사 등을 취소 또는 집합금지를 원으로 하되, 불가피할 경우엔 밀폐 밀집 밀접한 장소를 피하고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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