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분 필리버스터 마지막 발언에서 여권 맹비난
지난 9일부터 엿새간 이어진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의 마지막 마이크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잡았다. 당초 3시간 발언을 준비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26분이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한 세력”이라며 국정 운영 전반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며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서 발언 시간을 30분 얻는 데 이렇게 힘든 필리버스터를 제가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으로 참담스럽다”고 운을 뗐다. 야당 주도의 필리버스터에 여당 의원들도 동참하는 바람에 자신의 발언 시간이 축소된 것에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다.
곧장 발언을 이어간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180석의 힘으로 무슨 법이든 밀어 붙이고 시간이 지나면 통과되니까 속이 시원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말하는데, 국회선진화법은 싸우지 말고 합의해서 처리하라고 만든 것이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라며 “그러라고 국민들이 180석을 준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사법ㆍ검찰 개혁을 ‘길들이기’로 규정했다. 먼저 사법부에 대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보라. 전부 코드 맞는 사람이 들어가서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헌법 소송에는) 위헌 판결이 나지 않게 돼 있다”고 직격했고, 검찰개혁을 두고도 “내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열리는데 온갖 억지 사유를 다 만들어서 검사의 99%가 징계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마구잡이로 백주대낮에 국민들이 보는데 이런 난리를 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낮은 자세로 일하고,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인용하며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지금 의석수와 권력에 취해서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훨씬 못했다는 대학생들을 못봤냐”면서 "문 대통령은 박근혜 탄핵에 앞장서서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제 눈에는 이 정부가 가고 있는 터널의 끝이 보인다. 패거리문화, 우리끼리 문화가 청와대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언 끝 무렵 “눈이 오면 눈송이 하나는 가볍지만 쌓이면 나뭇가지를 부러뜨린다”며 “민심은 차곡차곡 정권에 대한 불만, 정권의 잘못을 전부 채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여러분(청와대와 민주당)은 역사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한 세력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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