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핵 있는데, 북핵 보유 말라 강요할 수 있나" 논란
송 의원 페이스북에 재반박 "비겁한 편집"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미국은) 5,00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갖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과 이란에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나"고 말한 것과 관련, 야권에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에 송 의원은 "비겁한 편집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필리버스터는 그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자'는 그릇된 아량으로 가득했다"며 "북한 주민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과 표현의 자유를 '한 탈북자의 객기' 정도로 치부하는 외통위원장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보내면 장사정포를 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며 "도발 때마다 우리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북한의 대남도발 행위에 우리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대북전단금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필리버스터에 등장해 또다시 북측 대변인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며 "잊을 만하면 혜성같이 주기적으로 돌아와 궤변을 쏟아내는 송 위원장의 편향된 인식에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 위원장의 발언대로라면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했기에 등가 원칙에 의거해 북한도 핵무장을 해야 옳다는 말로 들린다"며 "결국 너도 나도 핵무장을 하는 군비확장을 통해 핵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게 송 위원장이 말하는 형평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이어 "또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달성을 통해 북한의 비정상적 행태에도 끊임없이 인내해 온 대한민국 국민들을 한순간에 바보 취급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대안 제시하려는 것 언론이 왜곡" 해명
앞서 송 의원은 이날 대북전단살포 금지를 담은 남북관계발전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찬성 토론에서 미국을 향해 "자기네들은 5,000개가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해마다 핵무기 전달 수단을 발전시키면서 어떻게 북한과 이란에 대해 핵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대북 전단과 관련해서는 "북한 체제에서 자기들이 주장하는 최고 존엄을 암살하는 음모를 희화화시켜서 코미디영화로 만든 영화 DVD 10만개를 풍선에 넣어서 뿌렸다고 생각해보자"면서 "북이 장사정포를 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송 의원은 재반박에 나섰다. 송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 비핵화 외교를 포기하고 용인하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언론이) 비겁한 편집을 한 것"이라며 "발언의 핵심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최소한의 정당성을 가지려면 핵보유국은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핵을 통한 북한의 안보 위협을 해소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 것"이라며 "이처럼 북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대안을 강조한 것을 북한 핵을 용인하는 논리로 둔갑시키는 편집기술! 참으로 현란해보이지만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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