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소설 제왕’ 존 르 카레, 폐렴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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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소설 제왕’ 존 르 카레, 폐렴으로 별세

입력
2020.12.14 10:57
수정
2020.12.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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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가 8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르 카레는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소설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2001년 2월 11일 독일의 베를린에서 열린 제51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카레의 모습.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진 첩보 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쓴 영국 첩보 소설의 대가 존 르 카레가 폐렴으로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9세. 르 카레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국 BBC방송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영국 가디언은 13일 유족의 말을 인용해 르 카레가 전날 밤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르 카레의 에이전트인 조니 겔러는 “그는 냉전시대를 정의하고 이후 수십년 동안 권력에 대해 용감하게 진실을 말한 영문학의 거장이었다”며 애도했다.

본명이 데이비드 콘웰인 르 카레는 서구 냉전시기에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MI5와 MI6에서 일했던 진짜 스파이 출신으로 유명하다. 1961년 데뷔작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부터 1963년 세번째 소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까지는 정보요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쓴 작품이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출간하던 즈음 신분이 밝혀져 정보요원 일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됐다.

그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 스파이들의 냉혹하고 비정한 세계, 첩보기관의 비윤리성과 그 아래서 희생당하는 인간성을 냉소적으로 그렸다. 등장인물을 선과 악, 이분법으로 묘사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BBC는 “그의 소설은 ‘제임스 본드 소설’의 특징이있던 화려함과 로맨스를 없애고 진짜 스파이들의 어둡고 초라한 삶을 그렸다”며 “등장 인물들은 선악, 옳고 그름의 구분이 모호했다”고 평했다.

박찬욱 감독이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로 만든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의 한 장면. 왓챠 제공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외에도 ‘거울 나라의 전쟁’ ‘우리들의 반역자’ ‘원티드 맨’ 등 여러 작품이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생애 처음 드라마에 도전한 이유로 “‘리틀 드러머 걸’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훼손하지 않고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르 카레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가 깊이 애도했다. 소설가 스티븐 킹은 “그는 문학의 거인이자 인도주의 정신이었다”고 말했고, 로버트 해리스는 “전후의 위대한 영국 소설가이며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인물이었던 그를 잃어 매우 괴롭다”고 추모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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