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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테러가 현실화한 시대

입력
2020.12.16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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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포켓몬 쇼크

포켓몬쇼크, 즉 광과민성 발작은 간질등 기저절환자에게 심각한 테러 무기가 될 수도 있다. pixabay 사진.

포켓몬쇼크, 즉 광과민성 발작은 간질등 기저절환자에게 심각한 테러 무기가 될 수도 있다. pixabay 사진.


인체 피부 속에 IC칩을 심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고, 사물인터넷(loT) 해킹으로 연쇄 살인을 벌이는 이야기가 소설 소재가 된 지는 꽤 됐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범죄 백과사전이라 할 만한 미국 NBC 드라마 '블랙리스트' 시즌 6(2019년 방영)에는 심장제세동기를 해킹해 협박을 일삼는 범죄자가 등장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패터슨과 함께 쓴 스릴러 데뷔작 '대통령이 사라졌다'(베리타스)의 모티브도 사이버테러다. 그의 '악당'은 미 국방부를 비롯한 주요 연방기구, 금융 등 기간산업 정보망을 단숨에 복구 불능의 깡통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치명적 바이러스. 소설은 "인류의 발전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를 취약하게 만든다"는 사실, 첨단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의존'이 초래할 수 있는 현실의 단면을 보여 준다. 현직 대통령이라면 누구도 털어놓을 수 없을 그 공포를 클린턴은 허구의 대통령에게 말하게 했다.

국가 차원의 전면적 전쟁은 아직 없지만, 미국 법원이 SNS계정에 보낸 작은 파일 하나를 "치명적인 무기(deadly weapon)"라고 인정한 예는 이미 있다. 뉴욕타임스와 뉴스위크에 칼럼을 쓰는 작가 겸 기자 쿠르트 아이첸발트(Kurt Eichenwald)가 2016년 10월과 12월 트위터로 받은 동영상 파일이 그 예다. 강렬한 빛이 빠르게 명멸하는 그 파일은 메릴랜드의 한 트럼프 지지자가 간질 환자인 아이첸발트에게 '광과민성 증후군' 즉 극단적인 빛자극으로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게 하려고 보낸 사실상의 SNS 테러였다. 아이첸발트가 폭스TV에 출연해 트럼프에 대해 맹공을 퍼부은 직후였다. 그는 두 번째 공격에 실제로 쓰러졌고, 형사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포켓몬 쇼크'라 불리는 일본 에니메이션 '포켓몬스터' 38화로 수백 명의 아이들이 집단 발작을 일으킨 1997년 12월 16일의 이른바 '포켓몬 쇼크'가 광과민성증후군의 대표적인 예였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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