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47분 발언으로 이종걸 기록 16분 뛰어 넘어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내 최장 시간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전날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필리버스터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전날 오후 3시 25분쯤 7번째 토론자로 발언대에 오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4시 12분까지 총 12시간 47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표결 처리 처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서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이 기록했던 12시간 31분이 종전 최장 시간이었다.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ㆍ전월세신고제ㆍ전월세상한제)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윤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도 작심한 듯 국정원법 개정안을 비롯해 대북전단살포 금지를 담은 남북관계발전기본법 개정안, 5ㆍ18민주화운동 왜곡 처벌을 골자로 한 5ㆍ18민주화운동특별법 개정안을 묶어 ‘닥쳐3법’으로 칭하면서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구체적으로 윤 의원은 “3가지 법에는 특성이 있다”며 “법은 국가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나라를 발전시키느냐로 평가 받아야 하지만 이 ‘닥쳐3법’은 나라를 뒤로 가게 만드는 법이라 생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 경신을 확인하고 단상에서 내려온 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격려를 받았다. 지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3시 15분쯤 박병석 국회의장은 윤 의원 발언을 잠시 중단 시키 뒤 “어제 필리버스터를 한 국회의원 중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여야가 필리버스터를 계속할지 여부를 협의해달라”고 말했다. 전날 0시부터 2시간 동안 민주당의 첫번째 토론주자로 나섰던 김병기 의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의원 발언이 끝난 직후,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 본회의는 정회됐다. 속개시간은 추후 다시 정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필리버스터가 중단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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