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연기자로 활동하다 게임 BJ로 변신한 주노(김무영)는 JYJ 멤버 김준수의 쌍둥이 형이다. 두 사람은 이란성 쌍둥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기자와 만난 주노의 서글서글한 첫인상은 김준수와 무척 닮아있었다. 호탕한 웃음과 솔직한 성격 또한 그의 매력 중 하나다.
지난해 새로운 회사와 계약하고 연기를 계속 하려던 주노는 가족 사업으로 인해 잠시 일을 접었다. 그러던 중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고, 취미를 업(業)으로 삼아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평소 게임을 좋아했던 터라 주노에게 게임 BJ는 매우 잘 맞는 옷이었다. 아직 시작한 지 일년도 채 안됐지만 업계 반응도 꽤나 뜨거운 상태다.
게임 방송은 연예계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이미 많은 인기 BJ들이 활약 중인만큼 후발주자로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야 했다. 게다가 주노는 톱스타를 가족으로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뚫고 나아가야 할 선입견들도 많았다.
"'동생이 돈 많은데 얘는 왜 이거 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주노는 "동생은 동생이고, 나도 내 일을 하고 직접 돈을 벌어야 한다. 연예인 가족이라는 것이 물론 좋은 점도 많지만 반대되는 스트레스도 있다. 당연히 배부른 소리라 하는 사람도 많을 거다. 그래서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형제나 가족이 너무 유명하면 그늘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 것들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가족·형제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죠. 말이나 행동도 더욱 조심해야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도 두려운 게 사실이에요. 노출되는 직업을 피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잘 할 수 있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거든요."
주노는 스트레스를 주로 운동이나 게임으로 해소한다고 고백했다. 야구선수 출신인 그는 사람을 좋아하고, 혼자 하기보다는 같이 어울리며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선호한다.
"제 친구와 동생 친구가 대부분 겹치는데, 술 좋아하는 애들이 없어요. 동생도 술을 거의 못 마시고요. 저희는 운동 아니면 게임이에요. 친구들도 취미가 비슷해야 친해지는데 주위에 다 그런 애들뿐이거든요. 하하."
중국에서 연예계 활동을 3년, 일본에서 3년 했다는 주노는 한국에서는 짧은 활동만 하고 연예인의 생활을 접어둔 상태다. 타지에서 활동하며 심신이 지쳐있던 탓도 컸다.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친 탓에 올해는 유튜브에만 전념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람의 직업이 바뀌는 시기가 있잖아요. 앞으로 또 바뀔진 모르겠는데 이제 서른 여섯 살이니 미래를 생각하며 진로를 정해야 될 때라고 생각했어요. 연예 활동을 할 땐 동생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외국에서 먼저 활동을 했지만 결국은 동생 팬들의 영향, 인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물론 감사하게 생각해요."
해외에서 앨범을 발매했던 주노는 과거 인기를 모았던 MBC 드라마 '기황후'에도 출연했었다. 하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은 역할이었다고 회상했다.
"11화부터 51화까지 나갔는데 초반에는 병풍 역할이었어요. 스태프들도 '조연출이냐'고 물을 정도였죠. 하하. 절 보면서 '뭐하는 사람이지' 하고 생각했대요."
많은 변화와 고민의 끝에서 만난 것이 게임 방송. 그래서 주노에게는 그 의미와 소중함이 남다르다.
"지금도 게임 BJ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감사하게도 저는 이미 자리잡은 분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 기회를 놓치면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유튜브를 하다 보면 조금 거칠게 표현해야 재밌는 부분이 있거든요. 게임 자체가 하다 보면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자극적인 걸 피하고 말도 조심하고 하다 보니 초반엔 '노잼이다'라는 평이 많았어요."
주노는 "조금만 얘기를 잘못 해도 바로 동생한테 연락이 간다. 뭘 하기가 무섭다"면서 웃었다.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조금이라도 자극적인 콘텐츠나 오해를 살만한 내용들은 최대한 걷어내면서 방송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개발 중이다.
그런 주노가 게임 BJ로 주목 받게 된 건 '슬램덩크' 덕분이다. 게임 회사 측에서 광고 제안을 한 것도 아니었고, 순수하게 그의 선택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어떤 걸 할지 고민하면서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될 때마다 짧게 한 시간씩 플레이해보고 편집해서 올리는 걸 해봤어요. '슬램덩크'는 기대를 했던 게, 중국과 대만에서 성공한 게임이고 만화도 인기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 마니아층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해보니 제 성향에도 맞았고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로 올인했는데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됐어요."
게임 방송으로 전향하며 주노는 사비로 투자도 많이 했다. 방송에 애착을 갖게 되고 스스로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고자 하는 욕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길인가 보다' 생각해서 달려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잡념이 없어요. 지금은 수익보다도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하고 있지만, 길이 보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에요. 게임 업계에서도 자기관리나 시간 약속 등은 굉장히 중요한 덕목으로 평가받아요. 그래서 저도 더욱 조심하면서 방송에만 전념해 살고 있어요."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새 출발을 하게 된 주노의 롤모델은 누굴까.
"제 인생의 롤모델은 동생(준수)이에요. 성공을 했는데도 여전히 정말 열심히 하거든요. 그 모습을 보며 배우는 것도 많고 힘도 얻죠. 게임 방송인으로서 롤모델은 BJ 난닝구 형이에요. 게임 방송 업계에선 톱인데, 저에게 조언도 많이 해줘요. 업계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봐도 '시간 잘 지키고 사고 안 일으키고 자기 관리 잘하고 가족들한테 충실한 사람'이라고 해요. 제가 그 뒤를 잇는 방송인이 될 수 있게 열심히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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