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루에만 3,000명이 숨지는 등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의료진에게 제공되는 마스크 등 방역물품은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연방 정부 차원에서 확보한 N95 마스크 양이 지난달 중순 기준 1억4,200만 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발표한 ‘3억 장 확보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스크뿐 아니라 의료용 장갑과 코로나19 테스트 용품 역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WSJ은 메인주(州) 의료당국이 지난 여름부터 연방정부에 방역용품 공급을 요청했지만, 신청한 양보다 적게 공급되거나 요청이 거부됐다고 전했다. 뉴멕시코주는 FEMA에 의료용 장갑을 요청했지만, 손상된 제품이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품 부족사태가 이어지면서 일부 주는 아예 민간업자의 방역 물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워싱턴주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사용한 각종 방역용품 중 연방정부가 제공한 분량은 11%에 불과하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물품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자 코로나19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과 시카고, 워싱턴주의 터코마시 등 일부 지역에선 의료진이 개인보호장비 부족에 항의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충분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코로나19 물자 공급을 늘리겠다면서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DPA)을 발동했지만, 정작 필요한 방역용품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의미다.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법안을 통해 더 많은 개인보호장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제 코로나19 실시간 집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는 3,220명으로 기존 최고치(2,981명)를 뛰어넘었다. 미국에서 일일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2만5,095명으로 누적 확진자 수는 1,581만9,696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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