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최저 지지율'이라는 위기를 문재인 대통령은 '돌파형 뚝심'으로 돌파하려는 듯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격화로 '검찰 개혁이란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이 일자,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제도적 개혁의 완성"을 주문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기획재정부에 "(변 후보자와) 공급 방안을 협의하는 데 특별히 노력하라"며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정치 현안에 거리를 두고, 논쟁에 직접 뛰어드는 데 다소 인색했던 스타일을 바꾸는 신호로도 읽힌다.
30%대 지지율... 靑 "심기일전"
지난 4일과 7일 한국갤럽과 리얼미터가 각각 발표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와 37.4%였다. 두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원인'으로 추미애ㆍ윤석열 사태와 부동산 문제 등이 지목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심기일전'을 위해 전면에 나선 건 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여론 악화 사유로 꼽히는 여러 논쟁적 사안에 있어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직ㆍ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①검찰개혁 논란엔... "공수처 출범 희망"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공직자들을 향해 "개혁과 혁신"을 주문했다. 검찰 개혁에 반기를 든 검찰 조직을 향한 매서운 경고이자,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접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일주일 뒤인 이달 7일 같은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은 큰 숙제"라며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개혁 입법이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돌격 지시'로 해석되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보조를 맞추며, 법안 통과를 강행 중이다.
②부동산대책 우려엔... "홍남기, 변창흠과 협의"
4일 지명된 변창흠 후보자를 두고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의 선택은 '갈 길을 간다'였다. 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신임 장관 후보자가 구상하는 주택 공급 방안을 함께 협의하라"고 말했다. 변 후보자의 부동산 철학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기 전인데도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메시지를 부동산 시장에 발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변 후보자를 포함한 국무위원 후보자 4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요청안을 9일 재가했다.
文, '코로나 리더십'도 적극 발휘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엔 여론에 떠밀리거나 주춤하는 순간 더욱 궁지에 몰릴 수 있으니, '속도전'으로 국면을 정리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태도가 '독주'로 비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위기에서 '방역 리더십'을 적극 발휘하고 있다. 9일에는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점검회의를 소집했고, 7일에는 군ㆍ경찰ㆍ공무원을 현장 역학조사 지원 업무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대변인도 '심기일전'의 사례로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꼽았다.
※위 여론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리얼미터,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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