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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식당 '거리두기' 사실상 불가능... 줄어들 기미 안보이는 서울 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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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식당 '거리두기' 사실상 불가능... 줄어들 기미 안보이는 서울 확진자

입력
2020.12.09 15:30
수정
2020.12.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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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사실상 불가능한 가족 지인 매개로 확산
마스크 미착용 과태료 10만원 있지만 음식점 '구멍'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가족과 지인 등의 확진자 접촉, 음식점 이용자간 감염이 계속되면서 현행 ‘거리 두기’ 중심의 방역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 시작 전까지 더욱 창의적인 방역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 확진자는 270명이다. 이 중 확진자 접촉에 따른 감염은 103명으로, 집단감염 확진자 수(68명)보다 많다. 가족과 지인 접촉으로 일상 곳곳에서 소규모 산발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은 좁고, 환기 잘 안 되고, 식사와 대화를 나누는 ‘3밀’ 환경”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 공간에서 숙식하는 가족 간 감염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만으로 막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요양원 등 단체 생활공간 밖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의 최근 양상을 보면 음식점이라는 공통점도 현 방역 대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누적 확진자 153명을 기록한 종로구 파고다타운, 24명의 집단감염자가 나온 용산구 유흥시설 등이 모두 매장 내 취식ㆍ대화 등을 통한 감염이다. 카페ㆍ제과점과 동일한 중점관리시설이지만, 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착석과 식사가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음식 먹는 동안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다. ‘대화할 때는 마스크 착용하기, 음식물 먹을 때는 대화하지 않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과태료 10만원까지 걸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고 있지만 ‘3밀 환경’인 식당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 테이블이나 좌석마다 가림막을 설치하고 출입문 등을 열어 놓을 경우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병상 부족을 막기 위한 컨테이너 이동병상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병상 부족을 막기 위한 컨테이너 이동병상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가족과 지인을 통한 소규모 감염이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지면서 서울에서는 1주일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8일 신규 확진자 270명은 지난 3일 295명 기록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서울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일부터 262명→295명→ 235명→ 254명→244명→ 214명→ 270명을 기록, 최근 1주일간 확진자는 1,774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누적 확진자의 17%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82.2%를 기록하고 있다. 62개 중 6개만 남았다. 생활치료센터 9개소는 1,937병상 가운데 1,130개 병상이 사용 중이다.

문제는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지침 준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 송은철 서울시 질병관리과장은 “최근 증가세는 그동안 누적된 산발 집단감염과 일상 감염이 원인”이라며 “ ‘오후 9시 이후 서울 멈춤’도 시민이 적극 동참할 때 확진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8월 거리두기 2단계 시행 때도 10∼14일 지나서야 확진자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 방역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서울시는 “방대한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있지만, 추적ㆍ격리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마냥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가 93명(34.4%)를 차지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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