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어쇼어 대안... 지대함유도탄 5년 내 개량
향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까지 염두에 둔 듯
일본 정부가 미사일 억지 능력 강화를 위해 적 미사일의 사정권 밖에서 공격할 수 있는 장사정 순항미사일을 개발한다. 자민당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일본이 공격을 받기 전 상대의 거점을 타격하는 ‘적 기지 공격'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9일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2식 지대함유도탄(SSM)을 함정이나 전투기에서도 발사 가능케 하고 지상 목표를 공격할 수 있도록 개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00여㎞에 불과한 사거리를 수백㎞로 늘리고 순항미사일에는 스텔스 성능을 장착시킬 예정이다. 향후 적의 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공격에 전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장관은 이날 오전 자민당 국방부회·안전보장조사회 합동회의에서 "지대함유도탄을 사정거리가 보다 긴 장사정 순항미사일로 개발할 수 있는 전망이 섰다"며 이같은 방침을 제시했다. 방위성의 설명에 따르면, 상대 함정 등에 대해 자위대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대처가 가능하고 현재 지상에서 발사하는 형태에서 함정과 전투기에서도 발사가 가능해지면서 상대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억지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
12식 지대함유도탄을 장사정 순항미사일로 개량하는 작업은 5년 내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방위성은 내년도 예산안에 335억엔(약 3,480억원)을 책정했다. 아울러 북한과 중국 등의 미사일 공격 능력 향상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F-15 전투기에 탑재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JASSM'(사거리 900㎞)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월 지상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단 결정 이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중국·러시아 등의 탄도미사일 능력 향상을 명분으로 일본도 공격 받기 전에 상대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9월 퇴임 직전 담화를 통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에 대한 논의를 결론 지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으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고,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논의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지스 어쇼어를 대체할 방안으로는 신형 이지스함 2척을 추가 건조하기로 했다. 새 함정에는 순항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대공미사일 SM6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자민당에 보고된 이지스함의 추가 건조와 장사정 순항미사일 개발 방안은 오는 18일 각의에서 의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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