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문건' 서울고검 배당에 심경 드러내
윤석열에 대한 직접적 불만 표출로 해석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와 감찰을 주도해 온 한동수(53)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진실되고 겸손하게 살아가려는 저의 삶을 왜곡하려는 언론의 거짓 프레임, 감찰을 무력화하는 내부의 공격에 극도의 교만과 살의까지 느껴진다"고 밝혔다. 대검이 자신의 감찰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고 보아 사건을 배당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읽힌다.
한동수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한 부장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두렵고 떨리는 시간들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죽음으로 내몰려진 상처받은 삶들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가릴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검찰권 남용으로 인한 폐해를 지적하고, 검찰개혁이 계속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부장이 '감찰을 무력화하려는 내부의 공격'이라고 말한 부분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직접적 불만 표출로 해석된다. 전날 대검이 감찰부의 '판사 문건 의혹' 수사과정에서 "공정성과 정당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다며, 해당 수사를 서울고검에 재배당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형식상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의 지시로 이뤄진 재배당이지만, 윤 총장의 의지가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한 부장은 판사 사찰 문건과 관련해 법무부와 부적절한 사전 교감을 했고, 문건과 관련한 감찰·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처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날 대검은 판사 사찰 문건 수사 과정에 대해 “대검 감찰부 수사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를 발견했다”는 대검 인권정책관실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수사를 서울고검에 재배당했다.
대검이 감찰부의 수사 착수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검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재판부 분석 문건’을 불확실한 경로로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했다가, 다시 수사참고자료로 되돌려 받았다”고 밝혔다. 문건의 전달 과정 자체가 수상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검은 또 △감찰부가 사실상 윤 총장을 겨냥했으면서도 ‘성명불상자’를 피의자로 입건한 점 △문건 생산부서인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진행 상황을 법무부와 부적절하게 공유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감찰3과장이 “감찰부장의 문건 입수 경위 등을 몰랐다”면서 스스로 수사 중단 의사를 표시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만남 의혹도 해명
한 부장은 페이스북에 언론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앞서 한 언론은 '한 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와 성명 발표 전에 만났다'며 성명에 대한 사전 논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쓰신 '세월의 지혜'라는 책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오랜 세월을 통해 체득하고 통찰한 삶의 지혜를 젊은 세대와 나누는 모습들이 아름답게 담겨 있어서 제가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한다"며 "이 책을 번역해주신 A 신부께서 저로 인해 곤혹스러우셨겠다. 그간 정의구현사제단이신지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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