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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사육장 인근 산단 승인,사전협의 권고 무시한 일방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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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사육장 인근 산단 승인,사전협의 권고 무시한 일방행정"

입력
2020.12.08 17:08
수정
2020.12.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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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 "황새복원 차질" 공단 조성 재검토 요구

한국교원대 황새 사육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 황새. 교원대는 1994년부터 황새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제공

한국교원대 황새 사육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 황새. 교원대는 1994년부터 황새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제공



한국교원대가 황새복원 사업 차질을 들어 학교 인근의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가 문화재청의 사전 협의 권고를 무시한 채 사업 승인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교원대 측은 “산업단지 건립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8일 한국교원대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일대에 104만㎡ 규모로 추진중인 청주 하이테크밸리산업단지가 교원대 황새 사육시설과 불과 550m 떨어져 있어 황새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크다.

교원대 측이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과 소음으로 인해 황새의 번식 저해, 건강 악화가 예상된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문화재청은 관계 기관들이 협의해 문제 해결 방안을 찾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청주시와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문화재청 관계자들로 협의체가 꾸려졌고, 8월과 10월 2차례 협의를 통해 황새 사육시설과 산업단지 사이에 완충녹지를 두는 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최종 협의안이 도출되기 전인 지난달 20일 청주시가 산업단지 계획을 일방적으로 승인해 협의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청주시의 일방적인 사업 승인은 지난 7일 문화재청에서 열린 교원대 간담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남영숙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은 “그 동안 협의체에서 산업단지와 폭 100m 완충녹지 조성, 화학물질 배출업종 300m이상 이격 등을 제시했으나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황새 생육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3자간 협의체에서 서로 수긍할만한 안이 도출되기도 전에 사업계획 승인을 한 청주시의 행태가 매우 유감스럽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협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원대 측은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가 천연기념물 황새 보존과 야생복원 사업에 중대한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청주시에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기로 했다. 사업 승인 적정성에 대한 법적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단지 건설로 인한 학습권 침해, 중금속에 의한 대기오염 문제 등을 주민대책위와 협조해 적극 부각시킬 참이다.

이 산업단지는 GS건설, 삼양건설 등이 추진하는 민간 개발사업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들 민간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도청에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까지 맺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해당 산업단지 조성 계획에 법적 하자가 없어 승인을 했다. 문화재청, 교원대와 구성한 협의체 의견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대는 1994년부터 교내 사육장에서 황새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155마리를 키워 충남 예산 황새공원에 보내거나 자연에 풀어놓았다. 현재 교내 사육시설에는 47마리가 살고 있다. 교원대는 2018년부터 문화재청, 충북도, 청주시로부터 총 48억원을 지원받아 노후한 기존 사육장을 개선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새 사육시설은 내년 상반기중 완공할 예정이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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