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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일감 몰아주기' 의혹, 3년 전에도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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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일감 몰아주기' 의혹, 3년 전에도 똑같았다

입력
2020.12.08 21: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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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사장 시절 국감서도 지적
대학동문에게 연구용역 몰려
"비슷한 의혹 반복은 불감증"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 당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변창흠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간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

김 의원= “SH가 발주하는 연구용역 상당수를 (대학 동문) A씨가 수행하고 있었어요. A씨 회사를 통하는 것이 부담이 되니까 또 다른 회사를 동원해서, 결론은 A씨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것 인정하겠습니까, 안 하겠습니까?”

변 사장= “제가 자문하는 데는 여러 차례 한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김 의원= "A씨가 대표로 있는 B사, 그리고 C사. 여기에서 직접 수의계약으로 수행한 용역들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변 사장= “저희들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수의계약이 가능하고요.”

김 의원= “그러니까 있느냐 없느냐를 답변하라니까 왜 엉뚱한 이야기를 해요?”

변 사장= “그것은 제가 지금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친분 있는 단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3년 전 SH 사장 재임 시절에도 비슷한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2017년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김성태 당시 의원은 변 후보자의 대학 동문이자 오랜 지인인 A씨가 SH의 연구용역 상당수를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변 후보자는 “자문위원으로 여러 차례 참여했다”고 밝혔을 뿐, 연구 수행 여부는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3년이 지난 8일에도 SH 관계자는 'B사, C사가 실제 SH와 수의 계약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청문회 요청 자료가 많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변 후보자는 또 SH 사장 취임 후 외부에서 1급 직원 9명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1급 간부를 대거 영입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김성태 의원은 “SH 내에 소위 '변창흠 사단'을 외부에서부터, 그것도 대학 동문 내지 학교 제자들을 총 동원해 박원순 서울시장 라인을 만든 그런 장본인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변 후보자는 “그게 아니라 제가 와서 새로 시작한 정책수출사업단이라든지, 리츠라든지 또는 도시재생이라든지 주거복지를 하게 되면서 그 분야 전문가를 모신 것이지…”라고 해명했다.

3년 전 일감 몰아주기, 라인 챙기기 등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던 변 후보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LH 사장으로도 같은 의혹에 휩싸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변 후보자의 사장 부임 후 LH의 수의계약은 1년 반 만에 11건으로, 전임자 시절 3년간 이뤄진 8건을 훌쩍 넘겼다. 계약 금액도 전임자 시절 17억원에서 두 배 이상 많은 36억원을 지출했다.

용역 일부는 변 후보자가 몸 담았던 한국도시연구소와, 고문으로 있는 한국공간환경학회 소속 회원이 대표로 재직 중인 미래이엔디가 수의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후보자는 국감에서 학회 회원에게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났다는 김 의원의 주장에 “학회가 어떻게 이권 단체가 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 계약이 이뤄진 것에 대해 나눠줬다라든지, 마피아라든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변 후보자가 말하는 주거복지 목적 등 공익적 취지와 별개로, 3년 간격으로 비슷한 의혹이 반복되는 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친분이 있을수록 공적인 업무 분야는 더욱 조심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과거에 지적 받은 부분을 또 지적 받는 부분은 이에 대한 불감증이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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