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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신' 뭐길래… 100억대 글로벌 '미생물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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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신' 뭐길래… 100억대 글로벌 '미생물 소송전'

입력
2020.12.09 04:30
수정
2020.12.09 07:1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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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생산에 필요한 발효 공법 관련
CJ제일제당, 특허권 침해 혐의로
대상·동샤오 등 국내외 기업 제소

어젯밤 삼겹살을 먹은 당신, 라이신을 먹은 돼지고기를 먹었을지도. 게티이미지뱅크

어젯밤 삼겹살을 먹은 당신, 라이신을 먹은 돼지고기를 먹었을지도. 게티이미지뱅크

'미생물' 특허를 놓고 식품업계가 100억원대 글로벌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얼핏 보기엔 일상과 동떨어진 일 같지만 구운 삼겹살, 닭다리를 뜯는 당신은 알게 모르게 이 미생물을 매일 먹고 있다. 바로 '라이신(Lysine)'이야기다.

국민 외식 메뉴인 삼겹살이나 치킨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친다. 돼지나 닭은 생육에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 배합사료를 '주식'으로 먹고 라이신처럼 체내 합성이 어려운 필수 아미노산은 '보충제'로 먹는다.

라이신은 동물의 근육이나 연골을 강화하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로 우수한 품종을 생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CJ바이오 균주 발효 기술. CJ바이오 제공.

CJ바이오 균주 발효 기술. CJ바이오 제공.

이 필수 아미노산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는 특별한 기술이 적용된다. 미생물이 당을 먹고 아미노산을 만들어내는 성질을 활용한 '미생물 발효 공법'인데, 커피 열매를 먹은 사향 고양이의 장을 거쳐 향미가 높아지는 '루왁커피'를 생각하면 쉽다.

이런 친환경 공법을 거치면 폐수나 폐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곡물을 생산하는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양질의 아미노산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균주'를 확보하는 게 기술력의 차이를 가른다.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라이신 시장을 놓고 기업 간 특허 소송이 치열한 이유는 결국 우리 먹거리가 생성되는 경로의 시작단계이기 때문이다.

8일 유통·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대상과 중국기업 동샤오(Dongxiao Biotechnology), 청푸(Chengfu) 등을 상대로 라이신 생산 공정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특허 등록을 마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라이신 시장에서 점유율 20%대를 차지해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상도 올해 8월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 균주를 활용해 양질의 라이신 생산능력을 높였다는 특허를 등록했는데, CJ제일제당의 특허권을 침해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상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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