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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트럼프의 위험한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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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트럼프의 위험한 자충수

입력
2020.12.07 18:10
수정
2020.12.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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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매커내니도 사실상 대선 패배 인정
‘사기 주장’ 집착하느라 방역 무시 ‘노마스크 유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조지아주 발도스타 지역 공항에서 열린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선 투표 지원 유세 도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발도스타=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조지아주 발도스타 지역 공항에서 열린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선 투표 지원 유세 도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발도스타=AFP 연합뉴스

대선 패배 뒤 사면초가 처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상원 수성(守城)을 돕겠다며 오랜만에 유세 현장에 갔지만 자충수가 되는 형국이다. 도리어 피해만 줬다는 당내 불평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는 관심도 없다는 빈축까지 사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고립무원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의 대선 승리 주장에 동조하는 측근을 이제 백악관에서도 찾기 힘들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마저 존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승리를 인정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 방송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그가 트럼프 측의 선거 불복 소송들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정작 초점을 맞춘 건 다음 달 5일 치러질 두 개의 조지아주(州) 상원 결선 투표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커내니 대변인은 “우리(공화당)가 두 상원 의석을 잃을 경우 이 나라에서 우리 정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투표권을 누가 갖게 되는지 아느냐”고 물은 뒤 “바로 카멀라 해리스(부통령 당선인)”라고 자답했다. 조지아주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였겠지만 어쨌든 민주당 부통령의 취임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공화당 50석, 민주당(친민주당 계열 무소속 포함) 48석 상태에서 치러지는 이번 투표에서 공화당이 전승에 실패, 양당 의석 수가 같아지면 주도권은 민주당에 넘어간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소송전(戰)에서 연전연패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이 선거전에서까지 되풀이되는 상황은 공화당 입장에서 영 달갑지 않다. 공화당 소속인 제프 던컨 조지아 부주지사는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조지아 유세가 당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당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부정 주장에는 이제 넌더리가 난다”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자기 패배에 끈질기게 집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부정적인 공화당 인사가 던컨 부주지사만은 아니다. 브래드 래펜스버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이 ABC 방송에 출연해 “국민 뜻을 뒤집을 어떤 사기 증거도 없다”고 했고, 가브리엘 스털링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장도 NBC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로 지지자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포퓰리즘은 위험하다. 던컨, 래펜스버거, 스털링 등 조지아주 공화당 인사들을 겨냥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살해 협박을 부추긴 건 “국민의 적”이라는 그의 비난이었다.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개인 간 거리 6피트(약 183㎝)가 확보될 수 없다면 50명 넘게 모여서는 안 된다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의 행정 명령이 수천명이 모인 유세에서 전혀 통하지 않은 데다, 마스크를 쓴 사람이 드문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자기 홍보에 매달리느라 방역은 무시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1~5일 불과 닷새 만에 미국에서 추가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00만882명이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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